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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현장]"다신 없을 코미디"…`하자있는 인간들`, 안재현 쇼크 딛고 전화위복 할까
입력 2019-11-27 12:21  | 수정 2019-11-27 13:0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안재현X오연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이 우여곡절 끝 첫 방송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안재현 개인사로 흉흉했던 분위기와 달리 "다신 없을 코미디"를 장담한 드라마가 오롯이 작품 자체로 전화위복 할 지 주목된다.
27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새 수목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극본 안신유/연출 오진석)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하자있는 인간들'은 꽃미남 혐오증 여자와 외모 강박증 남자가 만나, 서로의 지독한 편견과 오해를 극복하며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다는 설정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오진석 PD는 "드라마는 제목 그대로 하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의 하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편견의 눈으로 보자면 짜증나고 밉고 싫을 수 있지만 조금만 사랑의 눈, 이해의 눈으로 보자면 그런 편견마저도 사랑스럽게 보이지 않을까, 그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 더 따뜻하고 살 맛 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작품"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오 PD는 "어떤 교훈을 주고자 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아랫목에서 귤 까먹으며 만화책 볼 때의 행복감, 그런 마음으로 만화 한 권 보는 마음으로 다가가고자 만들었다.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재현은 극중 외모 강박증이 있는 주인공 이강우 역을 맡았다. 안재현은 "이강우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외적인 요소를 다 바꾸려 한다. 성인이 된 강우는 멋진 외적 요소를 갖고 있지만 한가지 바뀌지 않은 점은 어릴 때 남아있던 순수함인 것 같다"며 "순수함에 포인트를 두고 연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안재현은 '하자있는 인간들'을 통해 로맨틱코미디 주인공으로 거듭난다. 안재현은 "감독님과 이야기 나눌 때 가장 먼저 했던 얘기는 '네 인생에서 이만큼 망가지즌 것은 없을 것이다. 이만큼 망가지고 재미있는 촬영도 처음일 것'이라고 하셨다"고 운을 뗐다. 이어 "평소 코미디 장르를 좋아해서, 얼굴이 못생기게 나오든 똥을 싸든 열심히 임했다. 다시는 없을 코미디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드라마를 찍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재현은 "앞으로의 연기 생활은, 이 작품을 통해서 켜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지금 하는 작품에 열심히 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안재현은 이번 작품을 위해 벌크 업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재현은 "운동을 시작한 건 올해 1월이었다. 너무 마르기도 하고 건강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운동을 했는데 타이밍이 기막히게 드라마 제안이 들어왔다. 이후 하루에 한두 번으로 운동량을 늘려 10kg을 불렸다"고 말했다.
이어 "샤워신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많이 하고 했는데, 샤워씬은 정말 짧게 지나가더라. 운동량에 비해 잘 안 보인 것 같아서 살짝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오연서는 극중 주서연 역을 맡았다. 오연서는 "굉장히 닮고 싶은 사람이다. 밝고 당차고 의리있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그렇지만 서연이의 하자가 있다면 외모지상주의가 아닌, 꽃미남 혐오증에 걸려서 잘생긴 사람은 성격이 이상하거나 이기적일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서 첫인상을 결정해버리고 판단하는 점이다. 나중에는 그것조차 편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오연서는 "이번에 촬영하면서 서연이와 함께 오연서 자신도 성장한 것 같다. 나에게는 이 드라마가 많은 의미가 있는 것 같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연서는 "서연이는 정말 사랑스러운 캐릭터고 상처 받은 것들을 많이 치유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분들이 서연이를 보면서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슬기는 극중 현실주의자 김미경 역을 맡았다. 김슬기는 "미경이는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멋진 남자 만나 취집하고 싶어하는 하자 있는 캐릭터고, 주서연과 굉장한 우정을 자랑하는 의리 있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김슬기는 "지금까지도 현실적인 캐릭터를 많이 했었는데 이번 민경이라는 캐릭터는 선생님이기도 하고, 나이도 결혼을 생각하는 나이에 맞게, 결혼에 대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친구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엔 연애나 생활 관련 현실적인 캐릭터를 보여줬다면 실제로 내가 어렸을 때보다 나이도 들었고 해서, 좀 더 성숙한 여자의 느낌으로 코미디나 그런 걸 접근했다"고 말했다.
구원은 극중 이민혁 역을 맡았다. 구원은 "극중 가장 큰 순수한 하자를 갖고 있다. 그러다가 주서연을 만난 뒤에는 사랑을 위해 직진하는 반전 있는 인물이다.
구원은 "실제의 나는 틀이 많은 사람이다. 스스로 갇혀 사는 게 많다. 내 하자가 누군가에게 위로되고 타인의 하자도 내게 위로가 될 수 있다. 우리 모두 하자가 있고 나 또한 기꺼이 그래도 된다는 위로와 여유를 가져도 된다는 점을 촬영하면서 느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또 "주서연보다 연하남이다. 주서연이 좋아할지 모르지만 연하남이란 점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나이는 어리지만 성숙하고 깊은 마음을 가진 캐릭터다. 신화그룹의 장손이다. 나중에 물려받더라도 민혁이 가능성이 더 많은 것 같다. 주서연이 현실에서는 민혁을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한다. 그게 민혁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앞서 세간에 알려진 안재현의 구혜선과의 파경으로 침울한 분위기로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컸다. 실제로 본격 발표회에 앞서 진행된 포토타임에서 배우들은 대부분 굳은 표정이나 가벼운 미소로만 일관했으며 질의응답에서도 조심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특히 안재현은 개인사에도 불구, 현장에 나선 데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 개인사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시청자분들 그리고 드라마 관련된 모든 분들께 너무 죄송스럽다"면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안재현은 "솔직히 이 자리도 폐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하게 앉아 있다"고 말했다.
안재현은 제작발표회 내내 상기된 표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따뜻한 실내 공간에서 너무 긴장한 탓에 안재현은 땀을 뻘뻘 흘렸다. 그 와중에 구원이 "안재현이 너무 긴장한 모습이라 휴지를 가지러 화장실에 다녀왔다. 드라마 속 이강우 캐릭터 같은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분위기를 환기해 모두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안재현의 얼굴에서 땀이 계속 나자 배우들은 "이것은 눈물이 아닌 땀이다"라고 강조했고, 안재현 역시 말을 잇지 못한 채 끝내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수습 후 마이크를 잡은 안재현은 "정말 드라마 제목 그대로인 것 같다. 이것도 하나의 하자라고 볼 수 있다. 제가 긴장을 많이 하다보니까"라고 말을 이었다. 그는 "이 자리가 굉장히 조심스럽다. 말씀드렸듯 폐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크다"면서 "땀이 멈추지 않는다. 구원이가 휴지를 갖다줬는데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하자있는 인간들'이 세상의 수많은 하자있는 이들이 받고 있는 편견에 당당히 맞서는 스토리로 초겨울 안방극장에 웃음과 위로를 건넬 지 주목된다. 27일 오후 8시 55분 첫 방송된다.
psyon@mk.co.kr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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