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독자개발 뇌전증 신약 내년 2분기 美 판매
입력 2019-11-26 14:29 

SK그룹 자회사 SK파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내년 2분기부터 미국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22일 품목 허가를 받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2020년 2분기부터 미국에서 직접 판매에 들어간다"며 "2~3년 전부터 이미 현지 마케팅 전략과 판매 채널을 모두 확보해둔 상태"라고 밝혔다.
엑스코프리는 국내 제약사가 신약 후보 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까지 기술수출 없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첫 사례다. 최근 FDA로부터 미국 뇌전증 환자의 43%를 차지하는 부분발작 치료제로 우선 허가를 받았고, 향후 전신발작까지 포함해 95%에 이르는 미국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삼을 계획이다. 신경병성통증과 여타 정신질환 치료제로 확장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조 사장은 "하나의 약이 개발되기까지 평균 10~15년이 소요되고 1~2조원가량 투자된다"면서 "엑스코프리 역시 2001년부터 중장기 계획을 설정해 지금까지 지원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 단계에서 시작했던 과제는 셀 수 없이 많았으나 실제 임상 성공은 몇 개 되지 않는다"며 "성공도 했지만, 실패도 많이 했는데 이는 경험과 내공을 쌓는 성장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이 미국 직판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아서다. 소수의 전문의에 의해서만 처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지 판매사와 협력해 판매하는 것보다 더 유리하다. 엑스코프리 직판은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맡을 예정이다.

조 사장은 "다른 회사와 협력 마케팅을 하면 이익이 절반밖에 되지 않아 영업인력 투입 등 파이프라인을 준비했다"며 "내년 2분기 판매가 시작되면 미국 내 모든 판매 채널과 약국 등에 유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 특성상 초기 단계에는 (신약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2∼3년은 (판매율이) 적게 올라가지만 좋은 소문이 나면 급격하게 올라가게 된다"며 "결과는 내년 판매를 통해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현재 SK 바이오팜은 미국을 12개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별로 마케팅 디렉터를 1명씩 고용했다. 현지 영업인력 수는 110여명에 이른다. 조 사장은 "마케팅 디렉터 12명을 뽑는데 400여명이 지원하고, 영업인력도 600여명이 모이는 등 엑스코프리에 대한 현지 영업인력들 관심이 지대했다"고 말했다. 이는 유사 질환들에 대해 보통 100~150명 정도로 미국 전역에서 영업활동을 벌이는 것보다 많은 규모다.
조 사장은 "미국 뇌전증 시장은 해마다 2만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엑스코프리는 기존 뇌전증 치료제 1~3개를 먹어도 발작이 생기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한 데다 투여기간 발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발작소실 비율이 특히나 높았기에 이 부분을 마케팅에서 강조하겠다"고 했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기면증치료제 솔리암페톨을 지난 3월 FDA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바 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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