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장점마을 '암 집단 발병'의 원인으로 지목된 담뱃잎 찌꺼기(연초박)가 최근 10년 동안 전국 13곳의 비료업체에 5300t 이상 공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장점마을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이하 장점마을 민관협의회)'에 따르면 환경부의 '전국 연도별 연초박 반입업체 현황'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전국 KT&G 담배생산공장으로부터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10년간 연초박을 공급받아 비료 원료로 사용한 곳은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을 유발한 금강농산과 또 다른 익산의 비료생산공장인 삼화그린텍 익산지점, 경기도 이천의 태농비료산업사, 경북 성주의 금농비료산업사, 경북 상주의 태원농산 등 13곳이다.
업체별 반입량은 금강농산이 2242t으로 가장 많았고, 삼화그린텍 익산지점 804t, 태농비료산업사 586t, 금농비료산업사 476t, 태원농산 469t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업체에 10년 동안 공급된 연초박은 총 5368t이다.
다만 금강농산 외의 나머지 12개 업체는 연초박을 고온 건조하지 않고 발효시켜 비료를 생산하는 업체로 확인됐다.
연초박은 300도 이상의 고온 건조 과정을 거치면 1군 발암물질인 담배 특이 나이트로사민(TSNA)을 만들어낸다.
장점마을 민관협의회는 연초박의 발효 과정에서도 발암물질이 발생하므로 사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외국의 연구 논문을 보면 연초박을 보관·저장하는 장소의 온도가 높을수록 담배 특이 나이트로사민의 생성 농도가 높아진다"며 "연초박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온도가 최대 70도까지 상승하는 만큼 일정량의 담배 특이 나이트로사민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점마을 주민건강 실태조사를 담당했던 환경안전건강연구소가 인용한 해외 자료에 따르면 담배 특이 나이트로사민은 담뱃잎 보관 장소의 온도가 30도를 초과하면서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다.
다만 300도 이상의 고온 건조 과정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발생량은 아니다.
장점마을 민관협의회는 "연초박이 전국 각지의 비료공장에서 사용되고 있고, 고온 건조 공정뿐만 아니라 보관·발효 과정에서도 발암물질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환경은 사전 예방이 원칙인 만큼 발암물질 발생량의 많고 적음을 떠나 퇴비 원료로 재활용하는 것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