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조바심 난 中, 본토에 홍콩위기센터 설립…홍콩 주재 中연락소 수장도 교체 검토
입력 2019-11-26 10:56 
홍콩 민주화 시위 와중에 지난 24일(현지시간)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하자 민주파 지지 청년들이 기뻐하고 있다. 다만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홍콩 선거 결과에 따른 격변에 대비해 중국 본토에 홍콩 위기센터를 설립하고 홍콩-본토 연락사무국 인력을 대거 교체해 정국 통제에 들어갈 것으로...

홍콩 시민들이 시위에 이어 투표를 통해 24일(현지시간) '선거 혁명'을 이루자 중국 정부가 대응 조치에 들어갔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홍콩 선거 결과에 따른 격변에 대비해 중국 본토에 홍콩 위기센터를 설립하고 홍콩-본토 연락사무국 인력을 대거 교체할 것이라고 로이터가 소식통 인용해 26일 전했다. 홍콩 정국 변화를 본토 차원에서 '위기'로 간주하고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왕지민(Wang Zhimin) 중국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사무국 국장
특히 왕지민(Wang Zhimin) 중국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사무국 국장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왕 이사는 홍콩에 주재하는 본토 공무원 중 최고위 담당자로 알려져 있다. 앞서 2016~2017년 동안 마카오 소재 연락사무국 국장을 지냈다.
중국 본토 관계자는 "홍콩 주재 연락사무소(판공실)은 홍콩의 부유층·기성 엘리트와 뒤섞이면서 정작 본토와 인민들로부터 격리돼있었다"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콩 선거에서 친중파 몰락으로 위기에 몰린 중국 정부는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해 홍콩 사안 등 중국에 대한 미국의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26일 중국 외교부는 정쩌광 외교부 부부장이 전날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 미국 상원·하원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강력하고 엄중한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부부장은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며 홍콩 문제는 중국 내정에 속한다"면서 "어떤 외국 국가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잘못을 시정하고 관련 법안을 중지하며 홍콩 개입과 중국 내정 간섭에 대한 발언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이후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정 부부장은 "미국 의회의 홍콩 관련 법안은 중국 내정을 간섭하고 사슴을 말이라고 칭하는 식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홍콩 내 반중 세력의 폭력과 범죄를 지지해 국제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제 규범을 위반하고 있다"고 한 후 "중국은 이에 강력히 분개하며 결연히 반대한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관철하겠다는 것은 불변의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베이징은 언제나 홍콩의 자율성을 존중해왔다. 홍콩도 응당 나라(중국)의 권위를 존중해야만 한다"면서 "홍콩 범민주계의 승리는 현실과 원칙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25일 오후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의 지지를 받는 범민주 진영이 하루 전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의석의 85.8%를 가져가 압승했다. 전체 452석 가운데 무려 388석을 차지하면서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도 제한적이지만 의미있는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행정장관 선거는 간선제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대표들과 산업·사회복지·종교계 대표, 입법회·구의회 대표 등으로 구성된다. 한편 친중파 진영은 고작 60석(13.3%)에 그쳐 참패했다. 중도파는 4석을 차지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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