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뒤늦게 뛰어든 행보를 보인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이 현지시간 어제(24일) 내년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AP와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선거운동 웹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고 미국을 재건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4년 더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를 향해 "그는 우리나라와 우리의 가치에 대한 실제적인 위협"이라며, "만약 그가 또 한 번의 임기를 얻게 된다면 우리는 결코 그 피해로부터 회복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 블룸버그는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발표는 이를 번복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습니다.
AP는 당내 경선 투표가 시작되기 불과 10주 전에 이뤄진 블룸버그의 참여는 현재 민주당 후보자들이 트럼프를 꺾기에 유리한 입장이 아니라는 우려를 반영한다고 전했습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 등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트럼프와 양자 대결할 경우 우세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블룸버그의 출마 선언으로 민주당 경선주자는 18명에 이르렀습니다.
AP는 블룸버그에 대해 "월스트리트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은 중도파"라며, 지난해에야 민주당원이 된 그가 진보적 기반의 당에서 힘겨운 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의 엄청난 자원과 온건한 입장은 무엇보다도 트럼프 연임을 막을 적임자를 찾기 위한 탐색전이 된 경선 과정에서 매력적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AP는 "그는 좌파 이념가와 거리가 멀다"며 정부가 국민 건강보험을 운영하자는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구상이나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그린 뉴딜' 정책 등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보다 실용적인 접근법을 선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블룸버그는 총기 폭력, 기후 변화, 이민 및 평등 문제 등에 대한 조치를 위해 미 전역에서 수천만 달러를 투자해왔다고 AP는 전했습니다.
블룸버그의 막대한 재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변수입니다.
AP에 따르면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작년 블룸버그의 순자산을 약 500억 달러(약 58조9천억 원)로 추정해 세계 11번째 부자로 꼽았습니다. 트럼프는 순자산 30억 달러(3조5천억 원)를 넘어 259위였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미 내년 대선 캠페인에 최소 1억5천만 달러(1천767억 원)를 지출하겠다고 밝혔으며, 다음 주 1주일간 TV 광고에 약 3천300만 달러(한화 약 389억 원)를 쏟아부을 계획입니다.
블룸버그는 내년 2월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등 초반 경선 투표가 이뤄지는 4개주인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건너뛰고 '슈퍼 화요일'(3월 3일) 이후 참여하는 주들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AP는 전했습니다. 슈퍼 화요일에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다수의 선거인단이 걸린 주요 주(州)가 투표를 진행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