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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예능인` 아닌 `천재 뮤지션` 뮤지가 꿈꾸는 `코스모스`
입력 2019-11-22 17:0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천재 뮤지션' 뮤지가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자신이 생각하는 '완벽'을 구현하고 싶다는 의지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프로듀서형 가수'의 길을 걷고 있는 뮤지. 누군가에게는 예능인으로 더 익숙하겠지만 '자유로운 음악을 위해' 예능 하는, 영리한 엔터테이너 뮤지가 들려주고 싶은 '진짜' 음악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22일 오후 서울 서교동 무브홀에서 뮤지 새 미니앨범 '코스모스'(COSMOS)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날 뮤지는 "음악을 하면서 개인 앨범으로 쇼케이스를 진행하는 게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뜻깊은 날이 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뮤지는 "방송을 시작한 지도 10년 넘었는데, 방송을 시작했던 이유는 음악을 좀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였다. 음반의 성공 여부와 상관 없이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면서 시도한 게 방송이었고, 나를 알리고 마케팅적으로 어필함에 있어서는 좀 자유로웠던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요즘 얼마 전부터 들었던 생각이, 방송을 열심히 하고 UV 활동을 열심히 해서 많은 분들이 작게나마 관심 가져주시는 데 대해 조금은 응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쇼케이스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뮤지는 "이런 마음가짐이 별로일 수도 있겠지만, 앨범을 내고 차트 인이 안 되고 많은 분들이 모를 때 뮤지션들이 받는 마음의 상처가 있지 않나. 내가 속이 좁아 그런지 몰라도 그걸 못 견디겠더라"고 고백하며 "그동안에는 '이럴 바엔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내가 해보고 싶은 음악 다 해봤고,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실 때 나란 사람을 음악으로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에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뮤지의 새 앨범' 코스모스'에는 지난 17일 발표한 싱글 '이젠 다른 사람처럼'을 포함, 시티팝 장르의 총 5곡이 수록됐다. 1년 전부터 시티팝 장르를 '밀고 있는' 뮤지는 장르 선택 관련 질문에 진솔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음악을 꾸준히 해오면서 자신감이 늘 있었다. 장르적으로 사운드적으로 누군가 어떤 음악을 들었을 때 '이 정도면 할 수 있겠는데' 하는 자신감으로 음악을 해왔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어린 친구들 음악을 들으면 '되게 잘한다' '왜 이렇게 잘하지?' 하면서, 내가 그 어린 친구들의 감성을 이기려면 사운드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데, 모든 걸 접으면서까지 해야 하는 실험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뮤지는 "그렇게 도달한 결론은, 경쟁을 하는 것보다 트렌드한 음악들은 어린 친구들이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는 내 나이대, 그리고 10년 후 20년 후 어떤 음악을 해야할까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뮤지는 특히 "트렌디한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초등학교 교실에 나 혼자 대학생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며 "내가 이런 음악을 하는 게 맞는 것인가, 맞는 옷을 입으려 하는 것인가를 생각했을 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에게 맞는 음악에 대한 원초적인 고민으로 돌아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시티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뮤지는 "내가 과거 어떤 음악 좋아했나를 떠올려보니 윤상, 손무현, 김현철 형님의 음악에 자극을 받으며 음악 했더라. 어느 순간 시티팝 장르가 재조명 될 것 같다는 예감이 스스로 들었고, 이 음악이 지금 당장 유행이 아니더라도 내가 원초적으로 좋아했었던 음악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내가 앞으로 꾸준히 음악 생활 하는 데 있어서 맞는 옷을 입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시티팝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시티팝 역시 트렌드 타는 장르가 된 것도 사실이지만 뮤지는 "개인적으로 시티팝이 주류 음악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시티팝을 선택하는 이유는, 사람 냄새 나는 음악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감상용 음악은 드문 것 같다. 자극적이고 생동감 있는 음악은 넘치는데 계속 반복하고 있어도 귀가 안 아프고 감상할 수 있고, 조금은 다른 일도 겸해서 할 수 있는 감상의 음악이, 요즘 음악에 피로감을 느끼시는 분들에게 치유가 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시티팝이 지닌 '사람 냄새'는 앨범 작업 과정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 뮤지는 "요즘 트렌디한 음악들은 컴퓨터 사운드로 이뤄지는데 시티팝은 미국의 펑크 음악에서 훌륭한 연주로 채워진 반주로 이뤄진 음악이다. 요즘은 음악에서 기타 솔로나 브라스 같은 관악기 연주 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던 시절 음악은 훌륭한 연주자 분들과 합을 맞춰 연주하고 합 맞추는 게 매력적이라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마우스나 컴퓨터가 해결할 수 없는 원초적인 사람의 그루브를 담아보려 노력했다"고 밝힌 뮤지는 "공 들인 것도 있지만, 오랜만에 악보를 돌려가며 연주했다는 게 뜻깊었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이번 앨범에 주는 점수는 "감히 89점"이라고. 뮤지는 "사운드적으로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가창적으로는 담배를 끊고 목 관리를 하니 목 상태가 많이 돌아와, 이번 녹음에서 처음으로 내 노래에 어느 정도 만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노래에 만족한 첫 앨범이라는 점이나, 많은 연주자들의 도움 받은 점, 그리고 시티팝에 관심 가져주시는 점을 종합해 89점 정도 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예능 이미지가 강해 '천재적'이라 평가받는 음악이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하는 데 대한 질문에 "내가 예능을 하기 때문에 내 색깔 음악에 방해된다는 것은 내가 그 정도 음악밖에 못 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사람은 예능은 예능대로 하고 음악은 음악대로 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내가 예능을 하면서도 대중에 더 다가갈 수 있는 음악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뮤지는 "예능과 음악은 별개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멋진 음악을 계속 만들어 갈 생각"이라며 "예능이나 UV 활동을 접을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타이틀곡 '화해 안할거야?'는 사랑하는 연인과 다툰 후 느끼는 많은 생각, 그리고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과 걱정되는 마음을 담은 곡. 뮤지는 "사랑 하면 함께할 수 밖에 없는 게 다툼 아닌가. 중간에 이게 헤어진 건지, 싸운건지, 다시 화해할 수 있는건지 모를 사랑의 매너리즘에 빠진 감정을 담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뮤지=시티팝 하는 뮤지션' 이미지를 대중에 심어주고 싶다는 그는 "음원차트 인이 목표가 아니다. 기회가 된다면 어쿠스틱 세팅으로라도 시티팝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뮤지의 '코스모스'는 오는 24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psyon@mk.co.kr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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