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가 마산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입구에서 CCTV 설치에 나섰지만, 업주 등의 반발로 또 무산됐습니다.
오늘(15일) 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시는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입구 좌·우 양쪽 2곳에 CCTV 3대씩을 설치하려고 했습니다.
시는 CCTV 설치 목적에 대해 성매매 집결지 일대 범죄 예방을 위해서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지역에서는 사실상 불법 성매매 근절을 위한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시는 업소 측이 CCTV 설치 저지에 나설 것을 우려해 이날 현장에 시청과 마산합포구청 공무원 등 200여명을 동원했습니다.
경찰에서도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200여명을 배치했습니다.
이런 우려대로 시가 CCTV 설치를 위해 입구에 사다리차를 대자마자 업주와 업소 여성 등 60∼70여명은 저지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사다리차를 가로막고 "우리는 성 산업 종사자다.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외치거나 유사한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에 항의했습니다.
업소 관계자들은 CCTV가 설치되면 사실상 집결지 안쪽까지 비추게 돼 유리 안에서 일하는 여성 등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일부는 시너가 담긴 통을 들고 "분신하겠다"며 자해 위협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처럼 업소 측 반발이 이어지자 시는 결국 오전 11시 30분쯤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30일 CCTV 설치 시도에 이은 두 번째 무산입니다.
시는 업소 측에 내부 논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며칠 더 주기로 했습니다.
업소 관계자들은 CCTV 설치 여부를 두고 투표를 거쳐 그 결과를 오는 22일까지 시에 통보할 예정입니다.
시는 투표 결과를 받는대로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시 관계자는 "업소 측과 간담회를 여는 등 논의는 이어갈 예정"이라면서도 "시가 CCTV를 설치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CCTV 설치가 시도되던 이 날 오전 성매매 집결지 건너편에서는 경남여성인권센터 등 여성단체가 집회를 열고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1905년 마산항 개항 이후 생겨난 것으로 알려진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에는 현재 18개 업소가 남아 있습니다.
성매매 여성 100여명과 청소 등 기타 업무를 맡은 노동자도 20여명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