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공식 명칭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뿐이라는 한국 정부의 답변을 듣고 한국 정부가 '성노예'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2019년 외교청서에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은 2015년 12월 일한 합의 때 한국 측도 확인했으며 동 합의에서도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고 기록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의에 이날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외무성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이뤄진 위안부 문제에 관한 양국 외무장관 합의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는 앞으로 '성노예'라 말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더니 한국 측으로부터 '한국 정부의 이 문제에 대한 공식 명칭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뿐"이라는 답변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공식 명칭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뿐'이라는 답변을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설명한 당시 답변 취지와 다르다는 지적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뿐이라는 답변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 정부로서는 성노예라는 표현을 앞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반응했습니다.
외무성 관계자는 '성노예라는 표현이 사실에 반하며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한국 정부도 확인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2018년까지는 외교청서에는 싣지 않다가 올해 갑자기 기재한 이유에 관해 "국제사회에서의 이 문제를 다루면서 그간의 경위나 우리나라(일본)의 기본적인 입장을 명확하게 발신할 필요가 있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 측이나 2017년에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을 검증한 오태규(현 주오사카 한국 총영사) 당시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공식 표현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뿐이라는 답변이 약속이 아니라 현상에 관한 설명이라고 규정한 바 있습니다.
이런 설명에 비춰보면 일본 정부는 당시 한국 정부의 답변을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라는 주장에 동의하며 앞으로도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본군 위안부가 성노예라고 1992년 유엔에서 처음 주장한 도쓰카 에쓰로(戶塚悅朗) 일본 변호사는 일본 정부의 이런 대응이 '가짜 뉴스를 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합의 과정을 검증한 TF 보고서는 이 문제에 관해 "성노예(sexual slavery)'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은 아니나, 일본 쪽이 이러한 문제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