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연말 국회 '사자성어' 공방
입력 2008-12-23 16:24  | 수정 2008-12-23 19:02
【 앵커멘트 】
들어보신 분 많겠지만, 교수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호질기의입니다.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말로 남의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요즘 정치권에서도 사자성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김성철 기자입니다.


【 기자 】
정치권에서 유독 사자성어를 자주 사용하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예산안 강행 처리 이후 법안 처리도 속도를 내야 한다며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 인터뷰 : 박희태 / 한나라당 대표
- "이것을 전광석화처럼 시작하지 않으면 반대론의 논쟁에 휘말려서…"

전광석화(電光石火) - 번갯불·부싯돌의 불이 번쩍거리는 것 같이 짧은 시간 혹은 빠른 움직임.


이에 대해 민주당은 수적 열세에도 무조건 막아내겠다며 전의를 불태웁니다.

▶ 인터뷰 : 최재성 / 민주당 대변인
- "족탈불급이나 건곤일척의 심정으로 민주주의와 대한민국 미래 위해 민주당은 운명을 던지겠다."

족탈불급(足脫不扱) - 발 벗고 뛰어도 부족함
건곤일척(乾坤一擲) - 운명을 걸고 단판으로 승부를 겨룸

결국, 이런 양 당의 자세는 한미FTA 비준안 상정을 둘러싼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사자성어에서는 속도가 많이 느려졌습니다.

▶ 인터뷰 : 박희태 / 한나라당 대표
- "석전경우라는 말이 있습니다. 돌밭을 가는 소. 우리 모두 그런 심정으로 내년 한해를 버텨 나가야 합니다."

석전경우(石田耕牛) - 자갈밭을 가는 소, 강한 인내심과 부지런한 성격

하지만, 한미FTA 비준안 단독 강행에 대한 민주당의 강경 반발은 여전했습니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속도론에 사자성어로 일침을 가했습니다.

▶ 인터뷰 : 원혜영 / 민주당 원내대표
- "욕속부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욕속부달(欲速不達) - 일을 빨리 이루고자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함

대화를 전면 거부하는 민주당에 한나라당 김정권 원내대변인도 사자성어로 응수했습니다.

▶ 인터뷰 : 김정권 / 한나라당 원내대변인
-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국회의장과 여당 대표에게 사과를 하라고 하니 목불견첩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목불견첩(目不見睫) - 자기 눈에 있는 속눈썹을 보지 못한다

연말을 맞아 사자성어가 오가는 정치권에 적당한 사자성어는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무능국회(無能國會) - 싸우고 하는 것 없이 세금을 축낸다

mbn뉴스 김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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