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서러운 소수당 대표
입력 2008-12-23 16:14  | 수정 2008-12-23 18:09
【 앵커멘트 】
거대 정당이 힘겨루기에 몰두하는 사이 군소정당의 대표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각각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검찰 구형과 법원 판결을 받아놓고 있어 운신의 폭이 한층 좁습니다.
강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여야 대치의 현장에서 어느 틈에 나타나 문틈을 파고드는가 하면 회의장 점거의 최전선에도 나서는 당 대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의 모습입니다.

스타가 없는 2008년 국회에서 돋보이는 야당 의원이지만, 말 못할 고민이 있습니다.

강 대표는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 원의 검찰 구형을 받아 놓고 이달 말 법원의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의원직을 상실하는 형량.

보다 못한 민주당이 거들고 나섰습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은 강 대표가 농민 출신으로 모범적인 의정 활동을 펼쳤다며 지속적으로 국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민주당으로서는 전투력 보강을 위한 선택이지만, 민노당으로서는 소수 정당의 비애를 확인하는 단면입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도 난감한 처지에 빠졌습니다.

이미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문 대표는 내년 1월 1일부터 선진창조모임의 원내대표가 됩니다.

자유선진당과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할 때부터의 합의 내용입니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문 대표가 참석할 경우 교섭단체 대표 회담을 열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문 대표를 협상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인물과 국회 운영을 논할 수 없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내심은 협상장에서 민주당의 우군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탓입니다.

내심 교섭단체 대표직을 내놓고 싶지 않은 자유선진당도 한나라당을 응원합니다.

민주당은 창조한국당이 대표회담에 참여해 진보 진영에 힘을 보태길 기대하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의원직 상실형의 압박에 소수 정당의 비애까지 겹쳐 당 대표들의 운신은 더더욱 좁아졌습니다.

mbn뉴스 강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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