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북한 선원 2명 추방 미스터리…'장관 패싱' 조사
입력 2019-11-09 19:30  | 수정 2019-11-09 19:53
【 앵커멘트 】
북한 주민 2명이 북한으로 강제 추방되면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미스터리한 부분도 많습니다.
조금 더 깊게 정치부 백길종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돌려보낸 선박 사진이 공개됐는데, 직접 보니 작고 허름하네요, 한 15m 정도라는데, 저만한 크기 선박에 19명이 생활이 가능한 겁니까?

【 답변1 】
사진을 보시면 야외 갑판 외에 선원들이 머무를 공간도 없어보여 저도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어민이었던 탈북민에게 직접 물어봤는데, 결론은 "이런 '통통배'를 타고 멀리 나가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겁니다.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정광일 / 탈북단체 노체인 대표
- "다섯 명에서 여섯 명밖에 탈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원양작업을 하려면 식량을 실어도 4톤은 실어야 된다고요. 식수도 그 정도는 실어야 하고. 19명이 거길 타면 배가 가라앉아요. "

본인 경험으로 볼 때,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19명이 작업을 하기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인 겁니다.

【 질문2 】
같이 작업하기도 좁은 공간인데, 살인사건까지 일어났다니 더 의혹은 증폭되네요.
사건은 자고 있었을 때 일어났다고 하지만, 너무 좁은 공간이라 비명 소리 등 다 들렸을 것 같고, 조타실이라는 공간이 있기는 한가요?

【 답변2 】
말씀하신 대로 '살인이 어떻게 가능했냐'가 논란의 대목입니다.


사진 속 선체 후미 공간이 조타실로 보이는데, 2명이 들어가기도 좁은 공간에서 선장을 먼저 살해했다는 게 정부 발표입니다.

매우 이상한 부분은 또 있는데, 동료들을 40분 간격으로 2명씩 불러 살해했다는데, 그 범행을 자던 동료들이 눈치채지 못한게 이상합니다.

▶ 인터뷰(☎) : 정광일 / 탈북단체 노체인 대표
- "왜냐하면 (갑판 밑에는) 선창밖에 없어요. 물고기를 넣어둘 수 있는 선창. (잠은) 갑판에서 잠을 자죠. 거기서 한 명씩 깨워서 죽였다?"

갑판에서 자는 동료들을 몰래 조타실 뒤로 불러 살해했을 수 있지만 의문은 남습니다.

【 질문3 】
납득이 잘 안 되서 조금 더 조사해 봐야 할 것 같은 사건인데, 본인들이 순순히 자백했단 말이죠?
그리고 그 자백을 우리 정부는 그냥 믿은 겁니까?

【 답변3 】
국정원이 국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처음에는 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이들이 살인 사건 후 도주중이라는 것을 미리 포착해 추궁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혜훈 / 국회 정보위원장 (지난 7일)
-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들이 처음에는 진실을 얘기 안 했던 부분을, 다른 경로를 통해 입수한 정보를 여기다 활용을 한 거죠."

여기서 재밌는 부분은, 공범 1명이 먼저 북한 김책항에서 붙잡혔다는 부분입니다.

도주자금을 마련하려고 김책항에 들려 오징어를 팔다가 걸렸는데, 이때 우리 정부가 포착했을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 질문4 】
그러면 첩보랑 선원들 진술만 듣고 흉악범이라 판단하고 돌려보낸건데 그래도 되는 겁니까?

【 답변4 】
통일부는 귀순 의사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은한 / 통일부 부대변인 (어제)
- "여러 가지 발언의 일괄성이라든가, 정황을 종합한 결과, 순수한 귀순 과정의 의사라고 보기보다는 범죄 후 도주 목적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판단을…."

본인들이 귀순하려 했다고 말해도, 진짜 목적이 귀순인지 의심스러운 만큼 메뉴얼에 따라 추방했다는 설명입니다.

【 질문5 】
그런데 이게 알려진 계기가 JSA에서 근무하는 한 중령의 문자더라고요?
그것 때문에 장관 '패싱' 논란이 나오는데, 그게 가능한 겁니까

【 답변5 】
네 사실 그게 민감한 이슈입니다.

판문점공동경비구역 중령이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북한 주민 송환을 문자로 보고한 게 언론에 포착된 직후 국방장관 반응 보시죠.

▶ 인터뷰 : 정경두 / 국방부 장관 (지난 7일)
- "(북 주민 2명을 북측으로 송환한 사실 알고 계시죠?) 예, 언론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보고받지 못했다는 건데, 마침 JSA 중령이 김유근 차장의 육사 21년 후배라, 공사 출신의 정경두 장관을 패싱하고 직보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정경두 장관이 직보 경위를 조사하라고 직접 지시도 내린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궁금하네요,
정경두 국방장관의 리더십 논란까지 불거진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백길종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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