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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도쿄돔 찾는 이정후 “이번엔 우승하러 갑니다” [프리미어12]
입력 2019-11-09 05:00 
이정후는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준우승) 이후 2년 만에 도쿄돔을 찾는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이정후(21·키움)가 도쿄돔을 다시 찾는다. 2년 전에 못 이뤘던 우승 꿈을 이루러 간다.
한국의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진출이 확정된 순간, 이정후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손에는 도쿄행 티켓이 있었다.
한국의 슈퍼라운드 4경기 중 3경기, 그리고 결승전이 열릴 도쿄돔을 떠올렸다. 첫 방문은 아니다.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이후 2년 만이다.
APBC는 이정후의 프로 입문 후 첫 번째 국제대회였다. 연령(24세 이하) 및 경력(3년차 이하) 제한이 있던 대회에 이정후는 막내로 나섰다.
일본과 개막전에서 2타점 2루타를 치기도 했지만 그의 타율 성적표는 0.167이었다. 한국도 일본과 두 번 겨뤄 모두 패하며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APBC 때 배우고 느낀 점이 많았다. 그때는 (도쿄행이) 첫 번째였고 이번에는 두 번째다. 오랜만에 도쿄돔에서 경기를 뛰게 돼 감회가 새롭다. ‘언제 여기서 또 야구를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빨리 기회가 찾아와 기쁘다”라고 밝혔다.
더 높은 곳에 올라 더 값진 결실을 맺기를 희망했다. 그는 2년 전에는 준우승을 했다. 이번 대회에는 (연령 및 경력 제한이 없어) 선배들과 같이 야구를 한다. 우리가 디펜딩 챔피언이다. 우승을 목표로 가는 만큼 더 잘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국은 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에서 호주(5-0), 캐나다(3-1), 쿠바(7-0)를 차례로 꺾고 C조 1위를 차지했다. 팀은 경기를 치를수록 강해졌고, 3번타자도 경기를 치를수록 강해졌다.
이정후의 예선라운드 타율은 0.444(9타수 4안타)였다. 4사구 4개도 얻어 출루율은 무려 0.615에 이르렀다. 3타수 이상 선수 중 디에고 린코네스(0.714·베네수엘라), 에릭 크라츠(0.667·미국) 다음으로 높았다.
그렇지만 여유가 넘쳤던 건 아니다. 방심하거나 자만하지 않았으며 상대를 존중했다. 이정후는 야구는 손쉬운 경기가 없다. 이번 예선라운드 3경기도 다 힘들었다. 하지만 다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대표팀 평균 연령이 젊어지고 또래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분위기가 좋다. 선배들도 잘해줘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프리미어12는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 2장이 걸려있다. 한국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오세아니아 팀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야 한다. 대만, 호주와 경쟁은 슈퍼라운드에서 더욱 치열해진다.
이정후는 올림픽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호주, 대만도 같이 슈퍼라운드에 오른 만큼 끝까지 경쟁해야 한다. (12일 열릴) 대만전뿐 아니라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뿐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오는 17일에는 한일전이 펼쳐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일본과 두 번 싸워 모두 이겼지만, 당시 일본은 실업선수로 구성된 팀이었다.
제약 없이 양국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이 맞붙는 건 4년 전 프리미어12 준결승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 4-3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정후가 고등학생 시절 이야기다.
이정후도 도쿄돔에서 한일전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그는 아직 경기 날짜가 남았으나 한일전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일본이 강하지만 우리도 약하지 않다. 하던 대로 한다면 이길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4번타자 박병호(키움)의 한 방도 기대했다. 이정후는 박병호 선배는 워낙 잘 치는 타자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쿠바전(멀티히트)을 계기로 타격감이 올라온 것 같아 나도 후배로서 기쁘다. 슈퍼라운드에서는 박병호 선배가 홈런도 많이 쳐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야구대표팀은 9일 오후 3시50분 OZ1045편을 타고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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