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법택시 일상화된 '지하철 종착역'…장소 옮기며 불법영업
입력 2019-11-08 19:30  | 수정 2019-11-08 20:35
【 앵커멘트 】
김포공항 뿐일까요?
신도림역 등 공항과 가까운 서울 서남부의 전철 종착역에서도 이런 방식의 영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범한 택시 기사들은 공항에 있던 불법영업을 하는 택시들이 이쪽으로 옮긴 것이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정태웅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신도림역입니다.

자정이 넘으면 지하철 2호선이 신도림역까지만 운행해, 갈 길이 막힌 승객들이 종착열차에서 쏟아져 나옵니다.

▶ 인터뷰 : 신도림역 안내 방송
- "신도림역에서 출발하는 모든 열차 운행이 종료됐습니다. 손님 여러분께서는 가까운 출구로 나가셔서 다른 교통편을…"

서울시는 이런 시민들을 위해 택시 승차대를 세워놓았는데, 대다수 택시들은 줄을 서서 승객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이곳에도 좋은 길목을 차지하고는 빈차 등을 끈 채 호객행위를 하는 택시가 포착됩니다.


▶ 인터뷰 : A 씨 / 불법영업 기사
- "부천이나 인천 가요! 부천, 인천!"

승객과 기사가 도로 펜스를 넘어 택시에 올라탑니다.

▶ 인터뷰 : A 씨 / 불법영업 기사
- "합승해서 가면 좋아요. 매일 여기 있으니까, 손님이 나올 시간인지 아닌지를 아니까."

이튿날에도 같은 택시가 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타봤습니다.

경인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시속 150㎞까지 높이는 택시, 과속카메라 앞에서만 반짝 속도를 줄입니다.

보통이면 최대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신도림역에서 부평역까지를 단 20분 만에 질주하고는, 다시 돌아가 영업을 이어갑니다.

택시기사들은 김포공항에서 한차례 불법영업을 한 택시들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 장거리 승객을 독차지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 인터뷰 : B 씨 / 준법택시 기사
- "(김포)공항에서 뛰고는 신도림에서는 "인천" 해서 한 명 태우고는 절대 안 가요. 합승해서 가지."

전문가들은 강력하고 지속적인 단속만이 이런 불법 택시영업을 뿌리뽑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박용훈 /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
- "이것을 알고도 방치하고, 또 하나의 직무유기라고 봅니다. 근본적으로 조직폭력배 소탕 작전에 준하는 자세로 임해야만 이것이 해결된다…."

심야 교통질서의 적 불법택시, 보다 철저한 감시와 승객들의 의식 개선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정태웅입니다.
[ bigbear@mbn.co.kr ]

영상취재: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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