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환갑 앞둔 MINI 트레일러, `가족용 MINI` 시대를 열다
입력 2019-11-08 13:41  | 수정 2019-11-08 13:49
[사진 = 최기성 기자]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MINI(미니)는 이름처럼 작은 차다. MINI는 탄생 과정부터 작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
1956년 쿠테타로 집권한 이집트의 나세르 대통령은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했다. 수에즈 운하를 사실상 통제하면서 막대한 통행료 수입과 전략적 이득을 얻어왔던 영국과 프랑스는 이스라엘과 손잡고 전격적으로 수에즈 운하를 침공했다. 제2차 중동전쟁이 발발한 셈이다.
이 전쟁으로 영국에서는 기름값이 폭등했다. 덩달아 이소 이세타, 메서슈미트 등 기름을 덜 먹는 초소형차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면서 기존 자동차 시장을 공략했다.
영국 자동차 회사 BMC(British Motor Corporation)의 레너드 로드 회장은 생존을 위해 유류 파동을 헤쳐나갈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소형차 개발을 꿈꾼다.

그는 앨릭 이시고니스에게 당시 모리스 마이너(Morris Minor)를 바탕으로 '미니어처'와 같이 작은 크기의 자동차를 개발해 달라고 제안한다.
이시고니스는 '작은 차체, 넓은 실내(small outside, bigger inside)'를 지향하며 대중차 설계에 들어가 앞바퀴 굴림방식, 가로배치 직렬엔진 탑재 등 당시의 신기술과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1959년 8월 26일 MINI를 선보였다.
발표 당시 이름은 '오스틴 세븐'과 '모리스 마이너'로 똑같은 차가 이름만 다르게 선보였다. MINI는 크기가 3050mm에 불과하지만 4명의 어른과 짐을 실을 공간을 갖춰 시장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작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뒷좌석에 2명을 태울 수 있지만 불편해 '가족용 MINI'로는 2% 부족했다. 4명을 좀 더 편안하게 태우고 짐도 더 많이 실을 수 있는 차가 필요했다. 그 결과물이 1960년 출시된 MINI 트레일러(Trailer)다.
MINI 트레일러는 길이가 3300mm로 MINI보다 250mm 더 길었다. 양방향으로 열리는 후면부 스플릿 도어도 갖췄다. 실내 적재능력이 향상됐고, 짐을 편하게 싣고 내릴 수 있었다. SUV처럼 가족 여행용이나 오토캠핑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었다.
MINI 트레일러는 848cc 4기통 엔진과 4단 수동 변속기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34마력, 최고속도는 112km/h다. 또 차량 뒤쪽에 나무 소재를 사용해 'Woody MINI'라고도 불렸다.
MINI 트레일러는 9년 뒤 왜건형 모델인 MINI 클럽맨 에스테이트로 거듭났다가 다시 38년 뒤 MINI 클럽맨으로 다시 진화했다.
BMW그룹은 MINI 브랜드를 인수한 뒤 MINI 클럽맨 에스테이트 디자인 철학을 계승, 양방향으로 오픈되는 후면부 스플릿 도어를 갖춘 2세대 MINI 클럽맨을 2007년 선보였다. MINI 클럽맨은 '가족용 MINI'로 사랑받으며 20만5000대가 팔렸다.
2015년에 출시된 3세대 MINI 클럽맨은 당시 MINI 라인업 중 가장 컸다. MINI 최초로 소형 세그먼트에서 가장 큰 UKL2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4개 도어와 좌우로 문을 여는 뒤쪽 스플릿도어, 5개의 풀사이즈 시트도 갖췄다. 적재용량도 넉넉해졌다. 트렁크 용량은 360ℓ이고 60대40 비율의 분리식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125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MINI]
MINI 클럽맨은 올들어 다시한번 진화했다. 올해 출시된 뉴 MINI 클럽맨은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이다. 기존 모델이 절제미와 원숙미를 갖춘 젠틀맨 스타일을 추구했다면 신형 모델은 자유분방함과 독창성을 사랑하는 젠틀맨 스타일을 지향했다.
뉴 MINI 클럽맨은 전통적인 슈팅 브레이크 콘셉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소형차이지만 편안한 승차감과 넓은 공간, 우수한 공간성을 갖췄다.
뉴 MINI 클럽맨은 과감하고 강렬한 '인디언 서머 레드(Indian Summer Red)' 컬러를 통해 세련미를 향상했다.
그릴 크기를 키우고 링 모양의 주간주행등을 적용, 기존 모델보다 더욱 뚜렷해지고 강렬해진 인상을 갖췄다. 사이드미러캡은 공기역학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좀 더 날렵해졌다.
휠 디자인도 더 명확하고 간결해졌다. 쿠퍼 S와 쿠퍼 SD 모델에는 역동적인 18인치 투톤 멀티레이 스포크 휠을 적용했다.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쿠퍼 S, 쿠퍼 SD)도 기본 장착했다.
트렁크 아래에는 발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트렁크 도어를 자동으로 열 수 있는 '컴포트 액세스 기능'을 적용했다. 양손에 물건을 가득 들고 있을 때 발동작만으로 손쉽게 트렁크를 열고 짐을 실을 수 있다.
주행성능도 향상됐다. 쿠퍼 및 쿠퍼 S 모델에 7단 스텝트로닉 더블 클러치 변속기가 새롭게 장착돼 민첩하면서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첨단 편의 기술도 적용했다. 아이폰을 차량에 무선으로 연결해 다양한 기능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선 애플 카플레이(쿠퍼 하이트림 모델 이상)를 채택한 게 대표적이다.
'세상에 단 한 대뿐인 MINI'를 만들 수 있도록 인디언 서머 레드 컬러와 잘 어울리는 피아노 블랙 콘셉트의 레터링, 엠블럼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추가했다.
뉴 MINI 클럽맨은 3개의 가솔린 엔진과 3개의 디젤 엔진 등 총 6개의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국내 판매 가격은 가솔린 쿠퍼 모델이 3640만원, 쿠퍼 하이트림은 4190만원, 쿠퍼 S는 4760만원이다. 디젤 모델은 쿠퍼 D가 4000만원, 쿠퍼 D 하이트림은 4380만원, 쿠퍼 SD 모델은 4980만원이다.
MINI 트레일러는 현재 독일 뮌헨에 있는 자동차 명소인 BMW벨트(Welt, 영어로 World)에 뉴 MINI 클럽맨과 함께 전시돼 있다
[뮌헨=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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