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스퍼 미 국방장관 다음 주 방한…미국 압박 거세질 듯
입력 2019-11-08 09:42  | 수정 2019-11-15 10:05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다음 주 방한하면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산적한 현안 속에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특히 에스퍼 장관이 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불과 일주일여 남기고 한국을 찾는 것이라 해법 모색을 위한 한미 간 막판 고위급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방한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좀 더 적극적으로 동참하라는 요구도 이뤄질 것으로 보여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맞물려 귀추가 주목됩니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오늘(7일) 브리핑에서 에스퍼 장관이 13일 아시아 순방에 나서 한국과 태국, 필리핀, 베트남을 찾는다고 밝혔습니다.

방한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할 예정이라 14일쯤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SCM은 한미국방장관의 연례 회의체이고 올해 서울에서 열릴 차례라 에스퍼 장관의 방한은 예정됐던 것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23일 0시인 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불과 일주일여 앞둔 시점에 에스퍼 장관이 서울을 찾는 것이라 종료 결정 번복 등 지소미아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미국의 막판 공세가 한층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강력한 우려와 실망'이라는 고강도 표현을 서슴지 않았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초반과는 달리 미국은 현재 공개적 입장 표명을 통해서는 압박 강도를 낮추는 모양새입니다.

이날 호프먼 대변인 역시 '지소미아 연장 촉구' 같은 직접적 표현을 피한 채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식의 표현을 썼습니다. 5∼7일 방한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공개적 압박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호프먼 대변인은 이날 지소미아 문제가 에스퍼 장관의 방한 의제임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 및 중국의 위협에 초점을 맞춰야 할 필요성을 강조, 간접적 압박을 이어갔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가 특별한 상황 변화 없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 종료 시한을 연기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방안이 한미 국방장관 사이에 모색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주목됩니다.


에스퍼 장관의 방한 중에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주요 의제로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부사항은 방위비분담 협상대표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만큼 에스퍼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분담금 대폭증액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미국이 관철을 염두에 두고 있는 증액 항목에 대한 기본적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은 주한미군 순환배치와 한미연합훈련에 드는 비용까지 포함해 50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올해 분담금의 5배가 넘는 금액이라 한국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닌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가 에스퍼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 목적을 두고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부각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호프먼 대변인은 에스퍼 장관의 순방 일정을 알리면서 인도태평양 비전을 공유하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 만날 것이라며 "남중국해 군사화 및 중국의 약탈적 상업·경제적 활동 같은 공통의 도전 과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또 "이번 순방은 규칙에 기반을 둔 역내 국제질서를 약화시키는 중국의 시도에 대한 국방부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이 순방 과정에서 각국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할 개연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적극적인 동참 요구는 '청구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이 한국에 주한미군 주둔비용 부담 대폭 증액을 압박하는 와중에 좀 더 포괄적 범위의 인도태평양 전략 실행과 관련한 청구서를 별도로 내밀지도 시선을 모으는 대목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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