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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박병호 선배는 저보다 더 걱정 안 해도 됩니다” [프리미어12]
입력 2019-11-07 05:05 
이정후(오른쪽)는 박병호(가운데)의 ‘부활’을 믿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이틀 전 타격감을 우려했던 ‘3번타자 이정후(키움)는 보란 듯이 2루타 2개를 쳤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쐐기 점수도 뽑았다.
하지만 ‘4번타자 박병호(키움)와는 한 차례도 연결되지 않았다. 박병호는 다섯 차례 타석에 서서 내야 땅볼 2개와 삼진 3개를 기록했다.
박병호의 침묵은 6일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호주전 승리에도 ‘과제로 남았다. 그는 1일과 2일 푸에르토리코와 평가전에서도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이정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올해 누구보다 박병호 앞에 있던 이정후였다. 승부처마다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던 해결사를 수없이 봤다.
그는 박병호 선배가 타석에 서는 것만으로 상대에게 위협을 준다. 또한, 팀에도 큰 도움이 된다”라며 나보다 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혹여 예선라운드 내내 주춤하더라도 슈퍼라운드에 가서 잘 칠 걸다”라고 강한 믿음을 보였다.
내가 가장 못 치는 것 같다”며 토로했던 이정후는 타격감이 물올랐다. 데이비드 닐슨 호주 감독도 호평을 쏟아낼 정도였다. 매서운 스윙이었다. 그리고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1회말은 2구, 3회말은 1구에 2루타를 날렸다.
이정후는 전력분석팀이 준 자료를 살펴보니까 호주 투수가 속구 비율이 높았다. 그래서 초반부터 빠르게 타격하려고 마음먹었다”라며 처음 상대하는 공이었으나 어렵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프로 입문 후 세 번째 국제대회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는 처음이다. 이정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대회가 개막하면 환경이 바뀌면서 퍼포먼스도 좋아질 것이라고 믿었다. 떨리는 건 없다. (집중하고 잘하기 위해) 약간의 긴장감만 유지 중이다”라고 전했다.
박수받은 이정후는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양현종(KIA)과 같이 수훈선수로 선정돼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러나 그는 잘한 부분보다 못한 부분을 상기하며 자책하고 반성했다.
이정후는 오늘 반성할 부분이 있다. 3회말 무사 1루에서 2루타를 친 후 후속 타자를 생각하고 (안정적으로) 베이스러닝을 해야 했다. 그런데 너무 의욕이 앞섰다. 2루수(로비 글렌디닝)가 (김하성 선배를 잡으려고) 홈으로 던질 줄 알았는데 페인팅 동작에 속았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이종범 LG 코치가 현열 시절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서 결승 2루타를 친 후 3루까지 달리다가 태그 아웃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이정후는 아버지는 시도할 만했지만 난 본헤드플레이였다”라며 1~2점 차 승부에서 해선 안 될 플레이였다. 좋은 경험으로 삼겠다. 반성하고 앞으로 더 집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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