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입은 안 되고 국내제작은 되고…리얼돌 둘러싼 엇박자 행정
입력 2019-11-06 19:31  | 수정 2019-11-06 20:32
【 앵커멘트 】
최근 여성의 신체를 본떠 만든 '리얼돌'과 관련해 찬반이 대립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혼란을 부추기듯 정부 행정도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풍속을 저해한다며 수입은 막고 있는데 국내 제작은 버젓이 이뤄지고 있거든요.
윤지원 기자입니다.


【 기자 】
여성의 신체를 본뜬 틀에 뼈대를 형성하는 철사를 넣고 실리콘을 채워 굳히면 이른바 '리얼돌'이 완성됩니다.

이와 같이 국내에 리얼돌 제작업체는 알려진 것만 4~5곳가량입니다.

▶ 인터뷰 : 곽범진 / 리얼돌 제작업체 대표
- "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의도도 아니고 나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만 쓰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관세청은 대법원에서 허용 판결을 낸 한 개 품목 외에 나머지 리얼돌 수입은 모두 불허하고 있습니다.

관세법에 따라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대해서는 수출입을 금지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관세청 관계자
- "통관을 불허하는 거죠, 불허. 반송이나 폐기조치를 해야 될 사안입니다."

이처럼 수입은 불허하지만 국내 제작은 가능하다보니, 리얼돌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은 리얼돌 국내제작에 관련한 법규가 없고, 판매에 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주무부처가 없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윤지원 / 기자
- "리얼돌 관련 부처는 여성가족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모두 9곳에 달합니다. 관계부처가 너무 많다 보니 리얼돌 관련 기준 마련에 있어 서로 책임만 미루고 있는 실정입니다."

▶ 인터뷰(☎) :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 "(주무부처가) 아직 공백인 거죠. 모든 제품이 다 있다고 해서 그게 다 정책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 거죠. 현재 담당 과가 있어서 계획이 있고 그런 것은 아닌 걸로…."

리얼돌이 국정감사장에까지 등장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관계부처들은 부랴부랴 한 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큰 진전은 없는 상황입니다.

엇박자 행정 속 리얼돌과 관련된 사회적 혼란만 한층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지원입니다. [ jwyuhn@gmail.com ]

영상취재 :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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