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간우주 진입한 `보이저 2호`…뭉뚝한 탄환모양 태양권 계면 확인
입력 2019-11-05 20:38 
1977년 발사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심(深)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와 `보이저 2호`가 태양권과 성간우주(인터스텔라)의 경계면인 `태양권 계면`을 통과해 성간우주에 진입한 모습. 보이저 1·2호의 관측 결과를 종합한 결과 태양권 계면은 뭉뚝한 탄환의 끝 부분과 같은 구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심(深)우주 탐사선 '보이저 2호'가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태양권 밖 성간우주(인터스텔라)에 진입한 지 1년 만에 첫 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태양권과 성간우주의 경계인 '태양권 계면'의 구조는 뭉뚝한 탄환 끝부분과 비슷한 형태로 확인됐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등 공동 연구진은 4일(현지 시간) 지구에서 약 180억㎞ 떨어진 심우주에서 시속 5만5000㎞에 이르는 속도로 비행 중인 보이저 2호가 보내온 태양권 최외곽을 관측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 5편에 걸친 논문으로 발표했다. 보이저 2호에 탑재된 자기장 센서와 입자 분석기, 플라스마 측정기 등 5대의 장비로 측정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보이저 2호는 무려 42년 전인 1977년 보이저 1호와 함께 발사된 쌍둥이 심우주 탐사선으로, 지난해 11월 성간우주에 진입했다.
연구진은 보이저 2호가 태양권에서 빠져나와 성간우주로 진입하면서 나타난 플라스마 밀도의 변화를 토대로 태양권 최외곽의 태양권 계면의 구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태양권 계면은 좁은 타원형을 띠고 있으며 뭉툭한 탄환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저 2호보다 6년 앞서 성간우주에 진입한 보이저 1호의 데이터와 종합한 결과, 보이저 1·2호는 태양권 계면의 두 지점을 지나갔으며 두 지점은 양으로부터의 거리가 거의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태양권이 대칭적인 구조라는 결론을 내렸다.
태양권 계면은 태양풍에 의해 날아온 뜨거운 입자들이 태양권 끝에서 더 이상 날아가지 않고 태양권 밖 성간우주에서 날아오는 전자, 이온 등 입자와 충돌하면서 형성된다. 배가 바다 위를 항해하면서 뱃머리가 파도에 부딪히는 것과 비슷하다. NASA는 "태양권은 성간우주를 항해하는 배와 같다"고 비유했다. 기존에는 태양풍의 입자들이 성간우주로 날아가면서 그 영향력이 사라진다는 가설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 관측으로 태양권과 성간우주 사이에 경계면이 있다는 것이 확실시 됐다.

에드워드 스톤 미국 칼텍 물리학과 교수는 "보이저 호는 태양이 우리은하의 성간우주를 채우고 있는 물질들과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 보여줬다"며 "보이저2호가 보내온 새로운 자료가 없었다면 보이저 1호를 통해 본 것이 특정 부분이나 특정 시간대의 현상인지 태양권 전체의 현상인지 확인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이저 2호는 보이저 1호보다 열흘 앞서 발사됐지만 천왕성과 해왕성을 거쳐 가느라 2012년 8월 성간우주에 진입한 보이저 1호보다 6년 늦게 성간우주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보이저 2호가 이동한 거리는 300억㎞가 넘는다. 매년 4억6000km 이상을 이동한 셈이다. 보이저 2호는 플루토늄을 이용한 원자력 전지로 전력을 얻기 때문에 향후 5년 정도는 더 탐사 활동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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