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1월 5일 뉴스초점-엇갈리는 안보판단, 국민은 불안
입력 2019-11-05 20:08  | 수정 2019-11-05 20:41
박자가 딱딱 맞아도 모자랄 판에 엇박자로 스텝이 엉킨 두 사람이 있습니다. 국가 안보의 투톱으로 불리는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이죠. 북한이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이동식 발사 차량에서 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한 명은 쏠 수 없다, 한 명은 쏠 수 있다, 서로 상반된 판단을 내놓은 겁니다.

이동식 차량에서 미사일을 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상대 군사력에 대한 탐지 능력과 바로 관련 되기에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사실과 다른 평가를 하고 있는겁니다.

논란이 되자, 뒤늦게 청와대가 '북한의 ICBM 이동식 발사 기술이 불완전하고, 국정원 역시 같은 견해'라고 해명했지만, 국민에게 보고하는 국감장에는 미리 의견을 조율해서 나오는 게 맞지 않을까요. 더구나 군사정보는 전문가들과 판단했을텐데, 같은 보고를 받고도 다른 판단이 나온건지, 다른 보고를 받아서 상반된 결론이 나온건지,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안보 수장들의 엇박자는 이 뿐이 아닙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위협에 대한 인식에서도 그랬습니다. 북한이 최근 개발 중인 네 가지 종류의 미사일 그리고 방사포의 위협 수준에 대해, 국가안보실장은 위협이 아니라며 폄하했지만 국정원장은 '위협적'이라고 정반대의 판단을 했거든요.

보고 있는 국민들은 또 불안하죠. 북한은 계속 미사일을 쏘고 있고, 야무지게 일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 기관끼리 서로 다른 말을 하면, 누구의 말이 맞는 건지, 혹 무슨일이라도 터졌을 때 안보 사령탑은 어딘지 걱정이 될 수밖에요.

한반도 정세가 녹록치 않은 요즘, 이럴 때일수록 안보 수장들의 일치된 인식과 분석, 그리고 판단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상대를 정확히 알아야만 합리적인 정책도 나오는 건데, 지금처럼 국민이 보는 앞에서 기본적인 분석마저 엇박자를 낸다면, 우리의 처지를 스스로가,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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