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PBR 8년째 내리막…"영업하느니 청산이 낫다는 뜻"
입력 2019-11-05 18:01  | 수정 2019-11-05 19:59
◆ 푸대접 받는 한국증시 ◆
5일 MSCI 주요 24개국 지수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에서 한국은 70년 넘게 경제위기를 반복해서 겪는 아르헨티나(0.95배)보다 낮은 0.90배란 충격적인 기록을 남겼다.
몰락하는 아르헨티나 경제처럼 한국 코스피 PBR도 최근까지 지속적인 하락을 거듭했다. 통계청과 삼성증권 데이터에 따르면 코스피 PBR는 2011년 3월 1.55배를 기록한 뒤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코스피 PBR 데이터가 존재하는 2004년 1월부터 올해까지 코스피 PBR는 총 3차례 저점을 통과했다. 코스피 PBR 데이터가 존재하는 시기 중 지난 1월 3일 코스피 PBR는 0.77배로 역사적인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도 1993.70으로 마감하며 부진했다. 두 번째로 낮은 저점은 지난해 10월 29일로, 코스피는 1996.05에 마감했고, 코스피 PBR는 0.79배였다. 세 번째 저점은 지난 7~8월로, 7월 29일 코스피는 2029.48, 코스피 PBR는 0.82배를 각각 달성했다.
주요국과 비교해도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경향은 두드러진다. 최근 민주화 시위로 정국이 혼란한 홍콩도 PBR는 1.20배로 청산가치 이상의 평가를 받았고, MSCI 신흥국 지수 비중에서 압도적인 1위 국가로 자리매김한 중국의 PBR는 1.67배로 더 높았다. 한국과 MSCI 신흥국 지수에서 2위 다툼을 벌이는 대만은 PBR가 1.97배로 주요 24개국 중 상위 3분의 1 안에 들었다.

한국 PBR가 극심한 저평가 상태에 있지만 시장이 바라보는 코스피의 전망은 밝지 않다. 낮은 PBR에도 불구하고 투자매력도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시각 때문이다.
우선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한국 증시 상승을 계속 억제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G2) 간 무역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가 겹쳐 국내 기업들의 전반적인 이익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들어 반도체 업황은 개선되겠지만 기업 실적 개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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