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내 대학으로 번진 홍콩-중국 갈등
입력 2019-11-05 16:30 

지난 6월 이후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가 장기화 되면서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한국 대학생 및 재한 홍콩인과 이를 비판하는 중국인 유학생 사이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5일 연세대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과 이번달 4일에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이 학내에 게시한 홍콩 민주화지지 현수막이 연세대 관계자가 아닌 제3자에 의해 모두 철거됐다.
이들은 게시글에서 "현수막 훼손은 특정 의견을 단순히 부정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아닌 폭력적인 방법을 통한 표현 억압"이라며 "개개인의 의견을 표출하는 현수막을 훼손하는 사람들을 본다면 함께 저지해주시길 부탁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커뮤니티에서는 철거 당시 증언 등이 나오는 등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중국어를 하던 남성 4명이 위당관 앞 현수막을 뜯어 버린 것을 봤다"면서 "쓰레기통에서 현수막을 꺼내자 소리 지르면서 사진을 찍으셨던 남성에게 대한민국에는 엄연히 표현의 자유가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인들이 홍콩인들의 집회를 방해한 사건도 일어났다. 지난 2일 오후 6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9번출구 앞에서는 '홍콩과 함께-서울행진'이라는 연대 행동이 개최됐다. 이를 목격한 중국인 30여명이 중국 국가를 부르고 휴대폰에 오성홍기를 띄운 채로 집회 참여자들을 둘러싸는 등 마찰이 일어났다. 한국에 거주하는 홍콩인 A씨는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언어적으로 갈등을 빚었다"라고 말했다. 집회 장소 인근 벽면에는 중국인들이 붙여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홍콩은 중국 땅입니다' 등의 문구가 붙기도 했다.
[박윤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