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데 `컬러 입은 캐시미어` 평창롱패딩보다 뜨겁다
입력 2019-11-05 15:29 

가격 거품을 뺀 10만원대 캐시미어 니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9월27일부터 판매한 '캐시미어 100% 니트' 판매량이 5만장을 돌파했다고 5일 밝혔다. 단일 제품 판매량으로는 2017년12월 판매해 '롱패딩 신드롬'을 일으켰던 평창 롱패딩의 3만 장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는 단일 제품이 1만개만 팔려도 히트상품으로 보는데, 이보다 5배 이상 많은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이 만든 자체 브랜드(PB) '유닛'이 내놓은 캐시미어 제품은 '캐시미어답지 않은 가격'을 내세웠다. 여성용은 8만8000원, 남성용은 9만8000원에 판다. 20만~30만원을 호가하는 패션브랜드 제품의 반값 이하다. 유니클로 등 SPA브랜드의 캐시미어 니트 제품보다도 저렴하다.
캐시미어는 몽골과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서만 자라는 염소의 부드러운 속털로 만드는 고가원단이다. 롯데는 "합리적인 캐시미어 제품을 만들자"고 2018년 9월부터 내몽고 지역의 최고급 캐시미어 원사를 대량으로 사들였다. 생산도 제조원가를 최대한 낮출 수 있는 시기에 공장을 가동해 10만원 이하로 가격을 내렸다.
빨강·오렌지·보라·핑크 등 37개에 달하는 컬러를 입힌 전략도 통했다. 일반 캐시미어 제품은 고가다 보니 아이보리·네이비·그레이·블랙 등 잘 팔리는 무채색 제품 위주로만 제작한다. 롯데는 8~9만원대 제품을 내면서 "새로운 색깔도 시도해보자"고 결정했다. '캐시미어는 너무 점잖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기존에 없던 발랄한 색감에 20~30대가 반응했다. 유닛의 '캐시미어 100% 니트'를 구매한 사람 중 20~30대 비중은 약 21%에 달한다.
11월 초 서울 최고기온이 19도까지 오르는 등 예년보다 따뜻한 가을 날씨도 판매량 증가에 도움을 줬다. 일교차 큰 날씨에 보온성이 높으면서도 가벼운 캐시미어 니트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김준경 롯데백화점 PB운영팀 치프바이어는 "고급 소재인 캐시미어를 누구나 따뜻하게 입는 편안한 아이템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캐시미어를 필두로 니트 전문 브랜드 '유닛'을 연 1000억원 규모 브랜드로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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