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남측 빼고 관광개발 어려워…지금 상황 최악 아냐"
입력 2019-11-05 15:10  | 수정 2019-11-12 16:05


북한이 독자적인 금강산 관광사업 방침을 밝히며 남측 시설물 철거를 압박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남측 기업을 배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늘(5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금강산관광 창의적 해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에서 발제문 등을 통해 "현대그룹을 일방적으로 철수시킬 경우 북한 관광사업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의 일방적인 철거 등으로 기업에 재산피해가 발생할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활을 걸다시피 한 경제개발구 정책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개발사업만 하더라도 현재 대북제재로 자재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개장 시점이 계속 연기되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금강산관광이 신속하게 가능했던 것은 현대(그룹)라는 루트를 통했기 때문"이라며 자본, 인프라, 인접성, 관광 친화성 등을 고려할 때 금강산관광에서 남측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번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 사업에 현대그룹이 참여할 경우 북한에도 유리한 측면이 상존한다"며 "현대의 자본과 기술, 관광사업 노하우의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 상황을 최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 볼 때 그런 절박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통일·북한 문제를 다루는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마련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조 연구위원을 포함해 6명의 외교·안보, 남북관계, 관광 전문가가 한 자리 모여 '창의적 해법'을 놓고 머리를 맞댔습니다.

이영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단계로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개인 관광 혹은 물자대납 형식의 관광, 최근 북한이 관심을 기울이는 호텔경영, 생태관광 등 관광사업의 S/W(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식공유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금강산 관광의 주도권 확보', '대규모 중국 관광객 유치', '남한에 대한 불만' 등으로 요약했습니다.

김한규 한국관광공사 한반도관광센터 차장은 "방북 중국 관광객의 정확한 통계자료는 파악할 수 없지만 2012년 23만명에서 2018년 120만명에 달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이는 연평균 30.9% 증가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김 차장은 또 금강산 개별 당일관광 등을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해법으로 거론하면서도 "모든 창의적 해법 추진 노력은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한 설득 과정과 병행돼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비핵화 협상, 북미 관계의 진전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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