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의선 책거리 고양이 살해' 30대에 징역 1년6개월 구형

지난 7월 서울 마포구 경의선 책거리에서 고양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 대해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오늘(5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유창훈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의 결심공판에서 39살 정모 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 달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정씨는 지난 7월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책거리에서 근처 술집 주인 A씨가 기르던 고양이를 잡고 바닥에 수차례 내던지는 등 학대한 끝에 살해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재물손괴)를 받습니다.

피고인 신문에서 정씨는 자신이 혼자 사는 고시원에서 가져온 세제를 사료와 섞어 고양이에게 먹이려고 다가갔으나, 고양이가 이를 거부하자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정씨는 또 고양이를 싫어하게 된 계기에 대해 "평소 경의선 숲길에서 자주 산책을 했는데, 길고양이가 자주 나타나 놀라는 일이 많았고 발을 물리기도 해 길고양이를 싫어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정씨 측 변호인은 "고양이를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나,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화가 나 저지른 일이었다"며 "주인이 있는 고양이가 아니라 길고양이인 줄 알고 범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씨는 최후진술에서 "범행을 후회하고 반성한다. 피해자분께도 죄송하다"며 "한 번만 선처해 준다면 이후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재판을 보러 온 지역 주민들과 동물보호단체 관계자 일부는 피고인 신문이 진행되는 내내 한숨을 쉬거나 소리를 내어 흐느끼기도 했습니다.

한 방청객은 재판이 끝나자 손을 들고 일어나 "경의선 책거리 일대에서는 매일같이 고양이가 사람 손에 죽어 나간다"며 "다시는 사람들이 법을 무시하지 않도록 엄벌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습니다.

정씨의 선고 공판은 이달 22일 오전 열릴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