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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석→허민? 장정석 계약불발에 담긴 히어로즈 권력 지형 변화
입력 2019-11-05 06:50 
히어로즈를 5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이끈 장정석 감독이 일주일 만에 야인이 됐다. 히어로즈는 장 감독과 재계약이 아닌 손혁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히어로즈 구단의 가을은 더욱 뜨겁다. 창단 2번째 한국시리즈 진출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지만, 날씨가 더욱 쌀쌀해지면서 이슈메이커가 되는 모양새다. 히어로즈 구단을 둘러싼 권력 지형 구도가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손혁 신임 감독 선임과 관련해 이런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4일 오후 손혁 SK와이번스 투수코치와 2년 계약(계약금 2억원·연봉 2억원)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임 감독 선임이다. 이는 기존 감독과의 결별 선언이었다. 하송 대표이사는 손혁 신임 감독은 끊임없이 연구하는 지도자다. 야구에 대한 열정 또한 뜨겁다. 우승팀 코치를 비롯해 지도자 생활을 하며 얻은 경험들이 선수단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감독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 장정석 감독은 이렇게 지휘봉을 놓게 됐다. 지난 3시즌 간 히어로즈 지휘봉을 잡고서 올해 5년 만에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며 준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냈지만, 쓸쓸히 퇴장하고 말았다.
애초 장정석 감독의 재계약은 유력해 보였다.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지는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재계약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였다. 임기 동안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젊은 선수들의 성장 등이 두드러졌던 성과였다.
그러나 최근 히어로즈 고위 경영진들의 잡음이 흘러나오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최근 히어로즈는 야구계의 금지어나 마찬가지인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비난의 중심에 섰다. 박준상 전 대표이사가 횡령·배임 혐의로 감옥살이 중인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에 연루된 정황이 언론 보도와 구단 감사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장석 전 대표는 횡령·배임 등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것도 있지만, 과거 트레이드를 통해 뒷돈을 챙긴 사실까지 드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실격 징계를 받은 상황이다. 히어로즈의 대주주이긴 하지만 구단 경영에 관여할 수 없고, 히어로즈 임직원도 이장석 대표의 지시를 받으면 징계를 위반하게 된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이를 어기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새로 대표이사에 오른 하송 신임대표는 구단 감사위원장이었다. 이장석 전 대표의 영구실격으로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에 오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의 측근이다. 과거 허민 의장은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운영한 적이 있고, 당시 단장이 하송 대표다. 지난해 허 의장이 부임 후 하 대표가 사내이사로 등록됐고, 최근까지 부사장과 감사위원장을 맡았다.
반면 물러난 박 전 대표나 장정석 감독은 이장석 전 대표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강하다. 장 감독은 감독 이전 구단 운영팀장을 맡아왔고, 지난해 구단 사외이사로 등재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장정석 감독 재계약 불발을 두고 히어로즈 경영을 둘러싼 권력 지형 구도 변화로 해석하는기 충분한 정황들이다.
또 최근 감사에서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된 임은주 부사장이 직무 정지가 되는 등 히어로즈는 이 전 대표 영향력을 차단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애초 허 의장 부임은 구원투수 성격이 강했다. 대주주인 이 전 대표 쪽과 관계가 나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허 의장 측 행보를 통해 히어로즈의 권력구조는 급변하고 있다. 물론 대주주 지위를 유지 중인 이장석 전 대표 측 움직임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히어로즈 경영권을 둘러싼 불씨가 아직은 꺼지지 않았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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