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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감독 교체’ 하송 대표 진두지휘…이장석 색깔 지우기?
입력 2019-11-04 15:34 
장정석 감독(오른쪽)은 키움 히어로즈를 5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이끌었으나 재계약 통보를 받지 못했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왼쪽)의 색깔을 지우기 위함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5년 만에 키움 히어로즈를 한국시리즈로 이끈 장정석 감독이 재계약을 맺지 않았다. 장 감독이 고사한 게 아니다. 구단이 재계약을 포기했다.
키움은 4일 오후 손혁 감독과 2년 계약(계약금 2억원·연봉 2억원)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임 감독 선임은 곧 기존 감독과 결별을 의미한다.
3년 계약이 만료된 장정석 감독은 영웅군단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10월 26일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한 지 9일 만이다.
뜻밖의 결정이다. 장 감독은 2016년 말 부임 후 꾸준하게 팀을 발전시켰다. 2017년 7위에 그쳤지만 2018년 4위, 2019년 3위로 정규시즌 순위를 끌어올렸다. 올해는 LG, SK를 연파하며 2014년 이후 창단 두 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재능 있는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면서 가장 역동적인 팀으로 만들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파격적인 불펜 운용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재계약 통보를 받지 못했다.
키움은 한국시리즈 종료 후 5명의 후보군을 놓고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했다. 장 감독도 포함됐으나 1순위가 아니었다. 외국인 지도자와 우선 협상을 벌였다(그러나 결렬됐다).
키움은 공식적으로 명문 구단 도약을 위한 변화가 필요했다고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감독 교체는 하송 신임 대표이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장 감독이 정말 팀을 잘 운영했다. 하지만 구단 내부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최근 이장석 적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정황 포착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영구 실격 처분을 받은 이 전 대표는 어떠한 형태로 KBO리그 관계자로 참여할 수 없다. 하지만 이를 어겼다.
운영팀장이던 장 감독에게 지휘봉을 준 건 이 전 대표였다. 이 전 대표의 색깔을 지우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키움은 이에 대해 그렇지 않다”라고 해명했으나 두루뭉술한 답변만 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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