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제1차 영입 인재 환영식'을 갖는데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황 대표가 '공관병 갑질' 논란을 빚은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을 '영입 1호' 인재로 낙점하자 30일 최고위원들이 반대하면서 진통이 빚어졌다. 황 대표가 영입에 공을 들였다는 박 전 대장은 결국 31일 환영식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 전 대장의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선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내렸지만 "그가 과연 미래를 상징할 참신한 인물이냐"는데 대해선 한국당내에서도 반대의견이 많았던 탓이다.
이 과정에서 황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인재 영입은 20~30대 젊은이들까지 공감할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의 가치를 담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에 비해 황 대표의 첫 인재 영입은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로 몰렸던 '반(反) 문재인 인사'를 주축으로 삼았다. 상대진영에서 핍박받은 인물을 이삭줍기식으로 영입하는 상투적 방식으로는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 한국당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1차 영입 인재로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정범진 경희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플랜트 EPC BG장,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등을 발표한다. 이들은 정치판에 발을 내딛는 순간 날카로운 견제와 검증을 뚫어야 한다. 그런 시험을 뚫고 공정·정의 등의 가치에 부합하는지, 변화·혁신에는 어울리는지 평가받아야 한다. 그런 관심조차 받지 못한다면 이번 인재 영입은 이미 실패한 것이다.
세계 여러나라 정치권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비난에 직면할 때 주로 '젊은피'를 돌파구로 삼았다. 그리스는 2015년 국가 부도 위기에 직면하자 40세의 알렉시스 치프라스를 총리로 선택했고 그는 그리스를 3년만에 구제금융에서 졸업시켰다. 미국에서는 빌 클린턴이 46세, 버락 오바마가 47세에 백악관 주인이 됐다. 영국에서도 토니 블레어가 44세에 노동당 정부를 열었고 데이비드 캐머런은 43세에 보수당을 부활시켰다. 프랑스에선 에마뉘엘 마크롱이 39세에 대통령에 올랐다.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이 '아차' 하는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과거를 붙잡는 인재 보다 미래의 변화를 주도할 인재가 필요한 시대다. 한국당의 '1차 영입 인재'가 그런 시대적 요청에 맞는지 의문이 들수록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강해질 것이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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