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5년 CEO` 최양하 한샘 회장 퇴임…전문경영인 체제로
입력 2019-10-31 06:01 
최양하 한샘 회장. [사진 제공=한샘]

최양하 한샘 회장이 25년 경력을 끝으로 퇴임한다. 한샘은 최 회장의 퇴임을 계기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
31일 한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스스로 회장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994년 대표이사 전무에 오른지 25년만이다. 한샘은 다음달 1일 사내 월례조회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사실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국내 500대 기업 중 보기 드문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1976년 대우중공업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3년 뒤인 1979년 한샘에 입사한 뒤 공장장, 상무이사 등을 거쳐 1994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2010년부터는 12년간 회장직을 맡아왔다.
최 회장은 25년간 한샘을 진두지휘하며 회사를 매출 2조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1979년 한샘에 입사한 이후 7년만인 1986년에 부엌가구 부문을 업계 1위로 올려놓았고, 종합 인테리어 부문도 1997년 사업개시 이후 5년 만에 1위에 등극했다.

이를 발판삼아 한샘은 빌트인플러스 등 세상에 없던 공간을 창출하는 신사업 모델을 잇따라 내놓으며 종합 홈 인테리어 유통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평소 최 회장은 '주거문화 전체를 책임지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주거문화 기업'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과오도 있었다. 2017년 사내 성폭행 사건이 터진 뒤 한샘의 미온적인 대처 방식에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최 회장은 "경영진부터 반성하겠다"며 대국민 사과하고, 회장 직속의 기업문화실을 신설해 혁신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또 지난해 계약직 사원 채용 공고에 '계약직' 채용 사실을 기재하지 않아 불거진 갑질 논란에는 100% 정규직 전환으로 대응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후배 양성을 위한 교육 및 사업 기회 마련의 뜻을 밝혀온 만큼 퇴임 후에 이와 관련한 청사진을 구상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한샘은 사실 성공 사례보다는 실패 사례가 많은 회사다"며 "우리가 겪은 시행착오를 한 번쯤 정리해 다른 이들에게 전수하는 것도 내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후학 양성의 뜻을 밝혔다.
한샘은 최 회장의 역할을 이어 받아 전사를 지휘할 전문경영인으로 강승수 부회장(54세)을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그동안 재무를 책임졌던 이영식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전략기획실을 총괄적으로 지휘해나갈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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