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뭉칫돈'을 끌어모았던 채권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채권 펀드 수익률이 최근 금리 상승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올 8월까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선반영해 시중금리가 내려간 덕에 채권 가치가 상승했으나 막상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인하를 결정한 이후엔 채권 금리가 오르자 수익률이 악화된 것이다.
2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7295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인덱스 펀드 위주로 자금이 들어오며 오히려 설정액이 109억원 증가했는데 국내 채권 펀드에서는 자금이 큰 폭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저성장에 따른 기준금리 하락 기대로 올해에만 국내 채권형 펀드에 10조원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채권 가격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환매를 통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1.25%로 내렸으나 이후 시장금리는 이례적으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최저치(1.167%)를 기록했던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 28일 전 거래일 대비 8.8bp(1bp=0.01%포인트) 올라 1.5%대를 회복했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도 8월 말 저점(1.191%)을 기록한 뒤 회복하기 시작해 28일 1.765%까지 올랐다. 회사채 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8일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는 연 2.018%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지난 16일(연 1.827%)에 비해 0.171%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펀드 설정액도 줄어들고 있다. 국내 채권형 펀드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우리하이플러스채권 펀드는 최근 한 달간 1615억원이 빠졌고 유진챔피언단기채펀드 역시 1403억원이 빠졌다. 이 밖에 우리하이플러스단기우량채펀드, 우리단기채펀드,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 펀드 등 올해 많은 인기를 끌었던 단기 회사채 펀드 설정액이 줄어들었다.
설정액 감소와 더불어 펀드 수익률도 최근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28일 기준 연초 대비 2.05%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0.2%로 저조한 편이다. 특히 장기채 펀드 수익률 악화 폭이 컸다. KODEX 국채선물 10년 수익률은 최근 1개월간 2.6% 하락했다. NH아문디Allset국채10년 인덱스 펀드 역시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이 -1.8%를 기록했다. 올해 7월만 하더라도 1년 수익률이 10%를 넘었는데 최근 국채 금리 하락으로 1년 수익률도 5.9%로 축소됐다.
최근 채권 가격을 끌어내리는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도는 진정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당분간 채권 가격이 지난 8월의 정점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외국인들은 지난 일주일간 10년 국채선물을 1조661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실망스러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장기 금리 상승에 외국인들이 베팅하고 있는 이유는 한국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에 따른 채권 공급 증가 전망 때문이다. 정부는 28일 올해 세수가 예상치보다 5조원 넘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도 513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채권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연말에는 기관들이 북클로징으로 인해 신규 투자를 줄이기 때문에 채권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다만 시장금리가 일시적으로 반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추세로 본다면 저물가와 저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장기 금리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명목금리는 실질금리(성장률)와 명목인플레이션의 합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31일에 있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기조가 확인되면 채권 시장이 다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7295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인덱스 펀드 위주로 자금이 들어오며 오히려 설정액이 109억원 증가했는데 국내 채권 펀드에서는 자금이 큰 폭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저성장에 따른 기준금리 하락 기대로 올해에만 국내 채권형 펀드에 10조원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채권 가격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환매를 통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1.25%로 내렸으나 이후 시장금리는 이례적으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최저치(1.167%)를 기록했던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 28일 전 거래일 대비 8.8bp(1bp=0.01%포인트) 올라 1.5%대를 회복했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도 8월 말 저점(1.191%)을 기록한 뒤 회복하기 시작해 28일 1.765%까지 올랐다. 회사채 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8일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는 연 2.018%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지난 16일(연 1.827%)에 비해 0.171%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펀드 설정액도 줄어들고 있다. 국내 채권형 펀드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우리하이플러스채권 펀드는 최근 한 달간 1615억원이 빠졌고 유진챔피언단기채펀드 역시 1403억원이 빠졌다. 이 밖에 우리하이플러스단기우량채펀드, 우리단기채펀드,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 펀드 등 올해 많은 인기를 끌었던 단기 회사채 펀드 설정액이 줄어들었다.
설정액 감소와 더불어 펀드 수익률도 최근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28일 기준 연초 대비 2.05%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0.2%로 저조한 편이다. 특히 장기채 펀드 수익률 악화 폭이 컸다. KODEX 국채선물 10년 수익률은 최근 1개월간 2.6% 하락했다. NH아문디Allset국채10년 인덱스 펀드 역시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이 -1.8%를 기록했다. 올해 7월만 하더라도 1년 수익률이 10%를 넘었는데 최근 국채 금리 하락으로 1년 수익률도 5.9%로 축소됐다.
최근 채권 가격을 끌어내리는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도는 진정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당분간 채권 가격이 지난 8월의 정점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외국인들은 지난 일주일간 10년 국채선물을 1조661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실망스러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장기 금리 상승에 외국인들이 베팅하고 있는 이유는 한국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에 따른 채권 공급 증가 전망 때문이다. 정부는 28일 올해 세수가 예상치보다 5조원 넘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도 513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채권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연말에는 기관들이 북클로징으로 인해 신규 투자를 줄이기 때문에 채권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다만 시장금리가 일시적으로 반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추세로 본다면 저물가와 저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장기 금리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명목금리는 실질금리(성장률)와 명목인플레이션의 합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31일에 있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기조가 확인되면 채권 시장이 다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