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달 인천발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항공편에 탑승한 한 승객이 화장실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다 연기 감지기가 작동했다. 승무원이 이를 제지하고 경찰 인계를 고지하자 일행과 함께 욕설을 내뱉고 폭력을 행사했다. 이에 승무원은 해당 흡연 승객을 로스앤젤레스 공항 도착 즉시 현지 경찰에 인계했다.
#2. 이달 인천발 미얀마 양곤행 항공편에서 한 승객이 전자담배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목격한 승무원이 기내 흡연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 승객은 승무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좌석에서 전자담배를 흡연했고, 옆 좌석 승객이 제지했음에도 두 차례 흡연을 계속했다. 이에 승무원은 양곤 공항 도착 즉시 현지 경찰에 흡연 승객을 인계했다.
이 같은 사례가 계속되자 대한항공은 전자담배를 비롯한 기내 흡연 근절을 위한 강력 대응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최근 전 객실승무원 대상으로 '전자담배 기내 사용금지 관련 규정'을 공지했다. 또한 기내 흡연 적발 시 경중과 상관없이 현지 경찰에 바로 인계하기로 했다.
운항 중인 항공기 내에서의 흡연은 화재 위험성 등으로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다른 탑승객의 불쾌감을 유발하고 기내공기 여과장비 마모 등 악영향이 크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기내 흡연 발생 현황은 지난 2016년 266건에서 2017년 240건, 2018년 208건, 올해 9월까지 120건으로 매년 감소 추세다.
하지만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형 전자담배가 일반화되면서 이를 이용한 기내 흡연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자담배를 기내에서 흡연하다 적발된 비중은 약 34%였지만, 올해는 절반 이상인 54%까지 늘었다.
화장실 뿐만 아니라 기내 좌석에서 흡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자담배는 지난 2008년 법제처가 "전자담배도 담배"라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기내 흡연이 전면금지됐다. 기내에 들고 탑승할 수는 있지만 충전하거나 피워서는 안된다.
전자담배를 포함한 기내 흡연은 전 세계 항공사의 고민거리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미 연방항공청(FAA,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등에서 전자담배를 포함한 기내 흡연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국내법은 전자담배를 포함한 기내 흡연이 적발될 경우 벌금형을 내린다. 운항 중이거나 계류 중인 항공기 내에서 흡연 했을 경우 항공보안법 제50조에 따라 1000만원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화장실에 부착된 연기 탐지기는 일반 담배뿐 아니라 전자담배 연기까지 모두 감지할 수 있다"며 "전자담배를 포함한 기내 흡연은 항공기 안전 운항을 심각히 저해하고 다른 승객의 건강한 여행을 방해하는 불법 행위인만큼 승객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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