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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혁의 소원 “KS MVP보다 ‘우승 포수’가 되고 싶다”
입력 2019-10-26 00:46 
박세혁은 25일 두산의 한국시리즈 3차전 승리를 이끌며 데일리 MVP를 수상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타율 0.429 7타수 3안타 3볼넷 3타점 1득점.
두산 타자 중 타율 1위, 안타 공동 4위, 타점 공동 2위, 볼넷 공동 2위의 기록이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에 손색없는 성적표다. 그러나 박세혁(29)은 손사래를 쳤다. 그가 얻고 싶은 타이틀은 ‘우승 포수다.
박세혁에게 2017, 2018년에 이어 3번째 한국시리즈다. 그러나 주전 포수로 치르는 건 처음이다.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공포의 9번타자다. 안타도 잘 치며 볼넷도 잘 고른다. 특히 삼진이 없다.
25일 3차전에서도 2타수 2안타 2타점 2볼넷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3회초 3루타로 선취점을 뽑아 빅이닝의 발판을 마련했고, 8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을 날렸다.
포수로서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후랭코프와 이용찬이 공격적인 투구로 키움 타선을 봉쇄한 건 박세혁의 리드가 컸다. 2차전에서 미스를 범해 교체됐던 그였으나 3차전에는 끝까지 포수 마스크를 썼다.
3차전 MVP는 당연히 박세혁의 몫이었다. 그는 내가 MVP를 수상했다는 건 팀이 승리하고 내가 보탬이 됐다는 뜻이 아닌가. 무엇보다 무실점으로 막았다는 게 의미가 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세혁은 2차전을 마친 후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휴식일(24일)에 부족하고 보완할 점을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강조하신 ‘확신이 서는 볼 배합을 연구했다. 후랭코프의 공격적인 성향을 고려해 리드했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난 백업 포수였다.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만 맡다가 이제 내가 이끌어가야 한다. 1·2차전에는 그런 점이 부족했다. 3차전부터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자신 있게 하려고 했다”라며 지금 몸이 많이 힘들지만 기분은 최고다”라고 기뻐했다.
두산은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1승만 남았다. 현재 성적만 고려하면 박세혁도 한국시리즈 MVP 후보다.
그의 아버지 박철우 두산 2군 감독은 1989년 해태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며 MVP를 받았다. 박세혁이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할 경우 사상 첫 부자(父子) 한국시리즈 MVP의 진기록을 세운다.
또한, 장채근(1991년), 양의지(2016년)에 이어 역대 3번째 포수 출신 한국시리즈 MVP가 된다.
그렇지만 박세혁이 받고 싶은 건 따로 있다. 상이 아니다. ‘수식어다. 그는 한국시리즈 MVP는 하늘이 정해주는 거다. 그보다 우승 포수라는 말을 듣고 싶다. 과거에는 난 백업 포수였지 우승 포수가 아니었다. 이번에 기회가 주어졌는데 꼭 잡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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