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최초 여성 경무관` 독립운동가 황현숙 선생 확인
입력 2019-10-22 10:34  | 수정 2019-10-22 11:04
1948년 12월 황현숙 치안국 여자경찰과장(첫째줄 왼쪽 다섯번째)이 인천여자경찰서 순시 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인 전창신 전 인천여자경찰서장(첫째줄 왼쪽 네번째)가 함께한 점이 눈에 띈다. [사진 제공 = 경찰청]

22일 경찰청은 독립유공자 황현숙 선생이 1948년 11월 경무관으로 특채돼 당시 치안국 '여자경찰과' 과장에 임명됐었던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간 최초의 여성 경무관은 2004년 경무관으로 승진한 김인옥 씨로 알려졌었으나, 황 경무관의 특채 사실이 확인되면서 '여성 1호 경무관'의 주인공도 바뀌게 됐다.
경찰에서 경무관은 군으로 따지면 '별'에 해당하는 고위 계급이다. 특히 1948년 당시엔 경찰 총수 바로 아래의 지방경찰청장급의 계급이었다. 사실상 경찰조직 내 최고위 지휘부였다.
당시 사회 분위기가 남성 중심적인 정서가 강했던 점을 고려하면 황 경무관의 특채는 눈길을 끈다. 경찰청에 따르면 여자 경찰제도는 1946년 7월 경무부 공안국에 여자경찰과를 신설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서울과 대구, 부산, 인천 등지에 여자경찰서가 설치됐고, 사회적 약자 보호와 여성 관련 사건 처리 업무를 맡았다.
특히 여성의 권익에 앞장섰던 신여성과 독립운동가 출신이 여자경찰로 활동을 많이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창호 선생의 조카이자 서울 여자경찰서장을 지낸 안맥결 총경, 유관순 열사의 올케이자 대구 여자경찰서장을 지낸 노마리아 경감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황현숙 경무관
황 경무관은 이같은 여자 경찰 가운데서도 가장 계급이 높았다. 1902년생인 황 경무관은 유관순 열사와 함께 수감되기도 했던 항일 여성 독립운동가였다. 1919년 3월 20일 광명 여학생이던 그는 충남 천안 입장면에서 만세운동을 이끌다 공주형무소에 갇혔고, 이때 유관순 열사와 함께 복역했다. 1929년 광주학생운동때는 동맹휴?의 배후로 지목돼 옥고를 치렀고, 당시 옥중 단식 투쟁을 벌였다.
정부 수립 후 초대 내무장관 윤치영의 권유로 경찰에 입문한 그는 1950년 퇴임 이후엔 조선여자국민당 등에서 활동하다 1964년 10월 20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여성 5명을 포함한 총 55명의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을 확인했으며, 앞으로도 지속해서 발굴해 참된 경찰 정신의 표상으로 기리겠다"고 밝혔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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