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민주거안정용으로 확보한 재개발 임대주택을 민간사업자가 팔 수 있도록 승인한 것이 특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세운3구역의 경우 재개발 사업자가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매각하면 약 3700억원의 개발이익을 독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6일 연 기자회견에서 서울시가 세운 3-1·4·5구역(이하 세운3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법정 의무 건설되는 임대주택을 사업자가 4년 임대 후 시세로 분양하도록 허용한 것을 철회하는 한편 국회는 재개발 임대주택을 영구공공주택으로 공급하도록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경실련은 서울시의 세운3구역의 재개발 용도변경 특혜(상업·업무용도→주거용도로 변경)로 세운3구역 재개발사업의 개발이익이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자료 = 경실련]
게다가 지난해 말 서울시는 세운3구역에 확보된 임대주택 96세대를 사업자가 4년 후 민간에 매각할 수 있도록 관리처분계획을 승인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실련은 임대주택 민간 매각과 주변 시세의 20%를 상회하는 아파트 고분양가 책정으로 사업자 이익은 3700억 원으로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세운3구역은 서울시가 재개발임대주택의 민간 매각을 승인한 첫 사례로, 향후 다른 재개발사업으로 확대될 경우 서울시의 공공임대주택 확대정책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서울시는 1989년부터 재개발사업에서 의무 건립한 임대주택을 모두 영구공공임대주택으로 세입자 등 서민에게 공급해왔다"며 "세운3구역의 임대주택을 민간에 매각하도록 승인한 것은 서울시가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위한 실효적 정책을 포기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또한 "민간에게 공공의 재산을 처분하도록 권한을 부여한 현행 도정법은 공익성을 훼손한다"며 "국회가 전국적으로 확대 추세에 있는 재개발 임대주택의 민간 매각을 금지하는 법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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