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자 중계'에 '무관중' 경기까지…남북 축구 '촌극'
입력 2019-10-15 19:34  | 수정 2019-10-15 20:39
【 앵커멘트 】
방금 끝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에서 우리가 북한에 O대 0으로 비겼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주장으로 나선 29년 만의 평양 원정 선발출전이었지만, 중계도 허용되지 않은 '깜깜이' 경기였습니다.
문자로 경기중계가 이뤄진 것도 황당한데, 심지어 관중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주진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우리와 북한의 경기는 영국 BBC 방송이 "세계에서 가장 이상했다"고 평가했을 만큼, 전례없는 방법으로 진행됐습니다.

우선 북한이 생중계나 취재진 방북도 허가하지 않으면서 문자로 경기를 중계해야 했습니다.

한국 관계자들은 핸드폰을 가지고 가지 않아서, 아시아축구연맹 외국인 경기 감독관의 핸드폰을 빌려 쿠알라룸푸르를 거치는 3각 문자 중계를 한 겁니다.


어이없는 상황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4만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김일성경기장에선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축구에서 무관중 경기는 징계가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인 만큼, 북한 축구협회를 넘어 당 차원에서 주민들 관람을 불허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영상도 DVD로 북측에게 전달받아, 축구 대표팀이 들고 올 예정인데, 베이징을 거쳐오면 모레 새벽쯤에나 DVD가 도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마저도 경기 전체 영상이 담길지, 경기 분석용 영상만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북한 고위급 인사 관람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오늘 전세기로 방북한 잔니 인판티노 FIFA회장이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아시아축구연맹 SNS 계정은 축구 생중계를 기대한 접속자들로 한때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jhookiza@naver.com]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영상편집: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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