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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갈량 지략’으로도 어쩔 수 없던 답답한 SK 타선 침묵 [PO]
입력 2019-10-15 09:22  | 수정 2019-10-15 09:40
14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9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 경기가 열렸다. SK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SK와이번스의 답답한 타선 침묵이 가을야구에도 이어졌다. 염갈량의 지략도 소용이 없었다.
SK는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19 KBO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0-3으로 패했다. 이날 결과로 SK는 안방에서 기선을 제압 당한 채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20.7%로 줄어든 힘든 싸움을 시작하게 됐다.
정규시즌 막판의 타선 부진이 그대로 이어졌다. 경기 전 염경엽 SK 감독은 시즌 막판 깨졌던 타격감이 휴식을 통해 많이 회복됐다”라며 달라질 모습을 자신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SK타선은 11이닝 동안 6안타의 빈타에 시달렸고, 잔루가 10개나 됐다. 물론 키움은 안타 13개에 잔루가 16개나 됐다. 양 팀 다 집중력이 좋지 못했다고 볼 수 있지만, 결국 마지막 11회에 집중력을 발휘한 쪽은 키움이었다.
이날 1차전 관전 포인트는 양 팀 감독의 지략 대결이었다. 현대 유니콘스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했고, 히어로즈에서 감독(염경엽 감독)과 매니저·운영팀장(장정석 키움 감독)으로 함께 했던 두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부터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면서 뜨거운 지략 대결을 예고했다.
지략 대결은 마운드 운영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날 키움은 선발 제이크 브리검을 포함해 9명의 투수가 나섰다. 핵심 불펜인 김상수와 오주원 외에 나선 투수들은 모두 1이닝 미만만 소화했다. 4선발인 좌완 이승호도 등판해 한 타자를 상대했다. LG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부터 나온 벌떼 불펜의 위력에 키움은 연장까지 잘 버텼고, 결국 11회 3득점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SK의 마운드 운영도 이에 못지 않았다. 선발 김광현을 포함해 8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박민호(⅓이닝)와 박희수(⅔이닝) 외 5명의 투수가 각각 1이닝을 책임졌다. 하지만 서진용(18구)을 제외하곤 김태훈(24) 정영일(23) 하재훈(26) 문승원(26)의 투구수가 20개를 넘겼다. 연투에 큰 무리가 없는 투수도 있겠지만, 투구수에 부담을 느끼는 투수도 분명 있을 수 있다. 2차전 불펜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는 뼈아픈 패배였던 셈이다.
더구나 타선의 부진이 계속된 점도 염경엽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요소다. 리그를 대표하는 지장으로 꼽히는 염 감독이지만, 1차전에서는 이렇다 할 작전이 나오지 못했다. 5회에는 1사 후 최항이 볼넷을 골랐으나 도루 실패로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SK는 그린라이트가 없는 팀이다. 도루는 철저히 벤치의 계산에서 나온다. 최항의 횡사 이후 나온 김성현의 안타가 머쓱할 따름이었다.
0의 행진이 이어지던 6회에는 베테랑의 주루 미스가 나왔다. 선두타자 김강민이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했지만, 브리검의 견제에 걸려 횡사했다. 후속 고종욱과 김강민이 볼넷을 고르며 만루 상황까지 만든 걸 생각하며 아쉬운 주루 미스다. SK는 7회에도 선두로 나선 대타 배영섭의 볼넷, 김성현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올 시즌 SK는 막강한 마운드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김광현-앙헬 산체스-헨리 소사-박종훈-문승원으로 이어지는 선발은 리그 최강이다. 서진용-김태훈-하재훈 등 서태훈 트리오에 정영일 박민호 등 불펜도 탄탄해졌다. 하지만 타선의 침묵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도 아쉬웠던 점은 타선이 안 터졌다. 경기 후반 한 점 승부라고 생각했는데 한 점이 안 나왔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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