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미북실무협상에서 미국측이 제시한 '창의적 아이디어'는 북한산 석탄과 섬유에 대한 수출금지를 일시 유보하는 안이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실현 전에 일부 제재완화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유엔은 지난 2017년 북한에 대한 제재에서 석탄과 석유를 금수 품목에 포함시켰다. 석탄과 석유는 철광석·해산물과 함께 북한의 주요 수출품이다.
미북간에 7개월 만에 이뤄진 스톡홀름 협의에서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다만 제재완화의 조건으로 2가지 조건을 내걸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설명했다.
북한이 보유한 모든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에 인도하고 핵·생화학·탄도미사일 관련시설의 완전한 해체하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영변 핵시설 완전 폐기와 우라늄농축활동을 중단하는 '영변 플러스 알파'의 이행도 요구했다. 조건이 충족되면 제재완화와 함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인정하고 '체제안전보장'의 일환으로 한국전쟁 종전선언에도 응할 것이란 뜻도 전달했다. 또 지난 2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이 미북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염려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북한 측은 미국의 요구가 과도하다며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 측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한미합동군사훈련, 첨단무기 한반도 배치 및 핵무기 탑재가능 전략 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등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측에선 연내 4차 미북정상회담까지 제안했으나 북한에선 '단계적 보상을 하지 않는한 미국 측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 측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거친 표현을 써가며 협상결렬의 모든 책임을 미국 측에 전가한 뒤 '연말까지 다시 숙고하라'며 일방적 시간표를 제시했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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