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거래은행 사라질라…고객 잡기 사활 건 은행들
입력 2019-10-13 18:28 
◆ 오픈뱅킹 시대 ◆
오픈뱅킹 도입으로 핀테크 업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 시중은행들은 자체 애플리케이션 고도화를 통해 고객 잡기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뜩이나 저금리 장기화와 디지털 고도화로 금융 소비자가 거래 은행을 갈아타는 '금리 노마드' 현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오픈뱅킹 시행은 '주거래 은행' 개념을 약화시키고 고객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한 시중은행 디지털전략본부장은 "오픈뱅킹의 본질은 그간 은행이 독점하고 있던 고객과의 접점, 송금 등의 기능을 핀테크 업체와 공유하게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고객이 은행을 직접 통하지 않고 핀테크 플랫폼을 거쳐 은행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보편화될 가능성도 있어 은행 영업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은행 안의 은행(Bank In Bank)' 전략으로 고객 잡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에 접속하는 고객에게 선제적으로 필요한 정보와 상담을 제공하는 '실시간 고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연내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금융거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관련 정보와 상담을 즉각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담당 부서 관계자는 "은행 업무가 비대면화되면서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상담을 적시에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고객이 찾아오기 전에 먼저 은행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규제 특례를 적용받는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직접 5G 통신 서비스 'Liiv M'을 출시한다. 직접 통신·금융 산업에 빅데이터를 융합해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주겠다는 포부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초 'NH디지털혁신캠퍼스'의 문을 연 데 이어, 자체 디지털 앱 '올원뱅크'를 사내 독립기업 수준으로 고도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도 최근 스마트뱅킹 모바일 앱 '우리원(WON) 뱅킹'을 지난 8월 새롭게 선보였다. 기존 앱보다 화면과 메뉴를 간결하게 구성하고 맞춤형 서비스도 늘렸다. KEB하나은행도 모바일 앱 '하나원큐'에 간편 로그인 방식을 도입하는 등 앱 사용성을 강화하고 있다.
[문일호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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