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①] `구해령` 박기웅 "당위성 있는 연기 위해 목소리 낮추고 5kg 증량"
입력 2019-10-12 07:01 
박기웅은 `신입사관 구해령`에서의 변신을 위해 특히 `목소리`에 공을 들였다. 제공|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배우 박기웅(34)이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또 한번 '재발견' 됐다는 찬사를 들었다.
박기웅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카페에서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극본 김호수, 연출 강일수 한현희, 이하 '구해령')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종영한 '신입사관 구해령'은 조선의 첫 문제적 여사(女史) 구해령(신세경 분)과 반전 모태솔로 왕자 도원대군 이림(차은우 분)의 로맨스 실록. 한 순간 한 순간이 기록되는 왕자, 도원대군 이림이 매 순간을 기록하는 예문관 사관 구해령을 만나 벌어지는 내용을 담았다.
박기웅은 사관들을 배척하는 왕 이태(김민상 분)과 달리 예문관의 입장을 헤아리며 도움을 주기도 하는 등 강직하면서 올곧은 왕세자 이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구해령'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무게감 있는 연기를 안정적으로 보여주며 '재발견' 됐다는 호평을 들은 박기웅은 "작품을 할 때마다 '재발견'이라는 말을 듣는데 너무 좋다"면서 장난스럽게 운을 뗐다.

박기웅은 "보통 드라마가 끝나면 소진되고 힘들고 쉬고 싶다. 그런데 이번엔 마음같아서는 바로 (다음) 촬영을 할 수 있을 것처럼 컨디션이 좋다"면서 "미니시리즈는 늘 몸에 익었다 싶을 때 끝난다. 정든 사람들과 더 함께 못하는 게 너무 아쉽다"고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구해령'은 ‘19세기 조선에 여성 사관이 있었다면?'이라는 호기심을 바탕으로 했다. 중종실록 14년 동지사 김안국이 여사를 두자는 제안을 한 역사를 토대로 상상력을 쌓아올렸다. 보통의 사극에 판타지가 더해진 것. 박기웅은 "(실제 역사에서는) 여사 제도도 없었고 여성들이 그런 롤을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런 판타지를 당위성 있게 그려내는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기웅은 "왕 이태는 예문과 사관들을 싫어하고 적대시하는 캐릭터다. 대리청정을 하는 이진은 예문관을 위해주고 보호해주는 인물"이라며 "구해령과 여사들, 예문관 사관들이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도움을 주는 역할로 판타지에서 중요한 역할이었다"며 자신이 맡았던 이진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당위성있게 연기하지 않으면 우긴다고 할 수도 있다. 또 극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예문관 사관들에게 힘을 싣어줄 수 있는 역할이다보니 무게감 있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박기웅은 특히 목소리에 신경을 썼다.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이진의 목소리가 평소 제 목소리보다 많이 낮아요. 다른 작품들을 할 때도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이 목소리입니다. 보는 사람들은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세한 것들이 쌓여서 큰 효과를 낸다고 생각해요. 확신을 가지고 예문관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다보니 진정성 있는 목소리로 하려고 고민했어요. 지인이 하는 연기학원에서 녹음도 많이 하고 리딩도 많이 했습니다. 또 전작인 '리턴'때 보다 살을 좀 찌웠어요. 그때는 66kg정도 나갔는데 지금은 72kg정도 나갑니다."
박기웅은 극중 왕세자 캐릭터와는 "너무 다르다"며 웃었다. 제공|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캐릭터와 찰떡 싱크로율을 보여준 박기웅. 실제 성격도 이진과 비슷할까. 박기웅은 "되게 다르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박기웅은 "이진은 너무 훌륭한 캐릭터다. 저는 무게있는 사람도 아니고 고급진 사람도, 로열 패밀리는 더더욱 아니다. 시골에서 올라와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있다"면서 "제가 연기했기 때문에 비슷한 부분도 있겠지만 많이 비슷한 것 같지는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구해령'은 후다닥 끝난 엔딩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도원대군 이림이 20년 전 폐주사건이 조작됐다는 것을 알고 증거를 찾아 모든 것을 뒤엎겠다는 태도로 덤빈 것과 달리 진실을 밝힌 뒤에는 왕위를 차지하기는 커녕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저 사람 '이림'으로 전국을 유람하며 사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에 달한 구성에 비해 결말이 아쉬움을 샀다. 박기웅 역시 엔딩에 대해 "조금 더 내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20부작이다보니 다 못한 이야기가 있어요. 유배 간 성서권(지건우 분)의 이야기도 궁금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궁금합니다. 하지만 미니시리즈이고 등장인물도 많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어요. 열린 듯 열리지 않은 결말이라는 매력이 있어요. 저는 그들이 어딘가 살아있을 것 같아요. (왕이 된) 이진이 잘하고 있을 것 같다는 판타지가 있습니다. 이런 마음이 시청자들에게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ksy70111@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