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됐던 한 명문대 여대생이 구치소에서 경찰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공개적으로 고발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홍콩의 명문대학인 중문대 캠퍼스에서 재학생과 졸업생 14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학 당국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서 학생들은 지난 주말 경찰이 교내까지 들어와 학생들을 검거하려고 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로키 퇀(段崇智) 학장에게 경찰의 강경 진압과 폭력성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 간담회에서는 소니아 응이라고 자신의 신원을 밝힌 여학생이 경찰에 체포된 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해 큰 파문을 불렀다.
그는 지난 8월 31일 프린스에드워드 역 시위 진압 과정에서 체포됐으며, 이후 산욱링(新屋嶺) 구치소에 수감됐다.
중국과의 접경 지역에 있는 이 구치소에서는 경찰이 시위에서 체포된 사람들을 구타하거나 가혹 행위를 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성폭행하거나 살해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이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달 27일 시민과의 대화에서 이 구치소를 앞으로 경찰이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문의 사실 여부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소니아 응은 "성폭력과 학대를 당한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 여러 명이며, 가해 경찰도 여러 명에 이른다"며 "경찰에 체포된 후 우리는 도마 위의 고기와 같은 신세여서 구타와 성폭력을 당해도 반항할 수 없었다"고 발언 후 마스크를 벗고 자신의 얼굴을 드러냈다.
한편 빈과일보는 시위에 활발하게 참여했던 한 여성의 죽음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홍콩 바닷가에서는 옷이 모두 벗겨진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이 여성은 송환법 반대 시위 등에 활발하게 참여했다가 지난달 19일 실종된 천옌린(陳彦霖)인 것으로 밝혀졌다.
빈과일보는 천예린이 수영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을 정도로 수영 실력이 뛰어났던 점을 고려하면 그가 익사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후 시신이 바다에 버려졌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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