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험계약 유지에 등골 휘는 가계…심지어 빚까지
입력 2019-10-10 16:20 

소득절벽을 맞는 가장들의 등골이 휘고 있다. 다름 아닌 벌이가 한창때 가입했던 보험 때문이다. 은퇴시점이 빨라지고 소득이 줄면서 미래를 위해 가입했던 보험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해약하자니 손해가 크고 앞으로 유지하자니 적잖은 부담이다.
1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계약기간이 길고 중도해지하면 손해가 큰 종신보험 유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경제적 이유에서 해지하는 것인지,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 위한 것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표면적으로는 유지율이 낮아지는 추세다.
15년 동안 월 25만원씩 총 4500만원을 종신보험에 불입한 A(61) 씨의 경우 은퇴로 가계소득이 줄었지만 중도해지하면 그동안 낸 보험료까지 까먹는 탓에 빚을 내 보험료를 내는 일도 많았다. 다행히 계약기간 15년 동안 보험료를 악착같이 내 종신보험 수성에 성공했지만 유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A씨처럼 종심보험 유지에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보험제도팀을 통해 20개 생명보험사에서 2005년 8월 시점에 계약이 체결된 종신보험을 파악한 결과, 10년 후 유지율이 평균 36.1%를 기록했다. 종신보험 10건 중 6건 이상은 10년을 못 버티고 해약된 셈이다.

개별 회사별로 보면 10%대 유지율이 1개, 20%대 9개, 30%대 4개, 그리고 40%대 6개로 전체 20개 보험사 중 14곳이 40%를 밑돌았고, 상당수는 20%대 유지율에 머물렀다.
현재 시점 기준으로 10년 전 체결된 종신보험의 유지율을 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보험연구원 자료만 봐도 종신보험 가입 후 5년이 지나면 절반가량이 해약하고 7년 시점에서는 55%, 9년이 넘어가면 60%가 계약을 유지하지 못했다.
종신보험을 깨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경제적 이유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불황에 유지율이 특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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