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고수익 집착 유동성 낮은 채권이 화근
입력 2019-10-09 17:46  | 수정 2019-10-12 08:27
◆ 라임 환매중단 사태 ◆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지난 6월 영국 H2O자산운용의 펀드런과 유사한 점이 많다. 저금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높은 수익을 추구하다 보니 유동성은 낮은데 리스크가 높은 기업의 채권을 담게 됐고 언론 보도로 이 사실이 지적되자 펀드런이 일어났다는 점에서다. 특히 펀드에 유동성이 낮은 자산이 많은데 펀드 만기보다 자산의 만기가 길거나 아예 환매에 제약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대부분의 사모펀드는 환매에 제약이 있는 폐쇄형이 많은데 라임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플루토 펀드 등은 개방형이다.
H2O자산운용은 수탁액이 40조원에 이르는 유럽의 채권 전문 자산운용인데 6개 펀드에서는 6월 한 달간 약 7조원이 빠져나갔다. 펀드런의 발단은 파이낸셜타임스가 H2O자산운용의 펀드에 독일 사업가 라스 윈드호스트와 연결된 채권이 있다고 문제 제기를 한 것이었다. 씨티,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여러 은행에서는 윈드호스트 채권 거래에 제약을 두고 있었다. 그동안 채권 롱숏으로 높은 수익을 자랑했던 H2O자산운용의 펀드에 문제 기업의 채권이 들어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펀드에 대한 환매 요청이 몰려들었다. H2O자산운용은 펀드 환매 요구를 받아주며 문제가 된 채권 대부분을 시장 매각을 통해 정리하는 방식으로 펀드런을 진정시켰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2O펀드가 겪은 펀드런은 고수익 자산들이 대체로 유동성이 낮기 때문에 발생했던 일"이라며 "저금리 환경이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높은 수익률에 대한 욕구가 '일드 헌팅(yield hunting)'으로 나타나며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