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짠물` 휠라 잊어주세요…배당 4배로 확대
입력 2019-10-09 17:23  | 수정 2019-10-09 20:55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지주사 전환 소식에 크게 출렁였던 휠라코리아의 주가가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으로 당장의 기업가치 개선이 없다는 점에서 관망세가 강했다.
하지만 그동안 '짠물 배당' 기조를 이어왔던 휠라코리아가 예년 대비 4배에 달하는 배당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주목해야 한다는 긍정론이 부상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휠라코리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7%오른 주당 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휠라코리아는 전날도 주가가 2.17% 상승했는데, 2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난 4일 4.48%에 달했던 하락폭을 모두 만회했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2일 장 마감 이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공시를 내놨는데, 시장에 다양한 해석을 낳으면서 주가가 흔들렸다.
증권업계에서는 휠라코리아가 콘퍼런스콜을 통해 내놓은 배당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올해 말 예상 주당 배당금을 206원으로 제시했는데, 이를 분기별로 나눠 지급할 예정이다. 최근 3년간 휠라코리아의 주당 배당금은 50원으로 평균 배당성향은 2.63%에 불과했다. 회사 측 발표대로 올해 주당 배당금이 4배 이상 늘어나게 되면 배당성향이 5%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채 상환을 지속해 가면서 상황에 맞게 배당 정책을 조정해 나갈 계획으로 단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주주 친화적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의 안정적인 이익 성장은 향후 배당의 재원이 되는 잉여현금흐름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증권사 3개사 이상이 추정한 휠라코리아의 올해 말 기준 영업이익은 4691억원으로 지난해 3571억원 대비 31.4%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5282억원으로 올해 대비 12.6%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스포츠 웨어의 높은 성장성과 함께 미국에서의 유통채널 확장과 높아진 휠라 브랜드 인지도가 이익 성장세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우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빠른 부채 축소와 강화되는 주주 환원 정책에 따라 자사주 매입·소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2021년에는 주당 1700원, 배당 수익률은 3%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휠라코리아의 지주사 전환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기업가치 개선보다 관망세에 무게가 실린다. 휠라코리아는 내년 1월 지주사 휠라홀딩스와 내수 사업 부문을 책임지는 휠라코리아(주)로 물적분할될 예정인데, 분할 자체로는 연결재무제표상에 미치는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분할되는 회사의 최대주주 소유 주식과 지분율의 변동은 없다. 휠라코리아 이사회가 제시한 물적분할 방식은 다음달 11월 15일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휠라코리아는 지주사 역할과 사업 회사를 분리함으로써 경영 효율화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지주사 전환으로 인한 변화가 미미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 물적분할로 연결기준 사업 실체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변화가 없다"며 "휠라란 브랜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지주회사를 보유하게 되면서 중장기적 사업 방향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지주사 전환 발표 이후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도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공시가 주가에 반영된 4일 외국인들은 하루 만에 휠라코리아 주식을 21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 8월 27일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은 26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는데, 이 기간 일평균 순매도 규모가 85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소 2배 이상의 매도세가 집중됐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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