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배익기씨 "상주본은 `개인 재산`"…고교생들 상주본 반환 요청 거절
입력 2019-10-09 16:01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하 상주본) 은닉 소장자인 배익기씨(56)가 상주본 국가 반환 여부에 대해 개인 사유 재산이라며 반환 의사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밝혔다.
배씨는 한글 창제 573돌을 맞은 9일 경북 상주와 서울 등의 고교생들이 자신을 찾아와 상주본 국가 반환을 요청하는 면담에서 "반환은 말도 안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초부터 국가 것이라면 지금 제가 감옥에 있지 않겠느냐. 국가는 사유 재산(상주본)을 지켜주는 의무를 하면 되는 것"이라며 "이해관계에만 결부해서 사유 재산을 무조건 국가에 줘라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 학생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의 정신은 '백성을 어여삐 여긴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상주본을 국민들이 다 볼 수 있게 국가에 반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그는 "국가는 개인의 사유 재산을 보호해주는 의무만 하면 된다"고 답했다.

상주본 보관 상태에 대해 배씨는 "어떤 기준이 안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450여년 동안 안전하게 보존된 것 같지는 않다. 박물관에서 보관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보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본 국민반환 서명운동을 벌여온 상주고 2학년 김동윤군 등은 이날 오전 배씨의 골동품점을 찾아 상주고 전교생 416명이 서명한 서명서와 상주본 반환의 염원을 담은 학생들의 손편지 등을 전달했다. 이날 방문에는 김군을 포함해 상주와 서울지역 고교생 4명이 함께했다.
배씨는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주본 문제가 정상화돼 보고싶다는 이야기이지 않느냐"며 "그건 저도 동감하는 부분으로 당사자로서 오히려 더 시급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한테만 (상주본 반환을) 독촉하는 그런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하지만 염려했던 것 보다는 순수한 뜻으로 와서 희망사항을 전한 걸로 그 뜻을 잘 알겠다"라고 덧붙였다.
상주본은 국보 제70호인 해례본(간송미술관본)과 같은 판본으로, 간송본에는 없는 표기와 소리 등에 관한 연구자 주석이 있어 학술적 가치는 간송본 이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유정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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