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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보여준 선발야구의 ‘역변’…준PO 3차전은 다를까?
입력 2019-10-09 10:54 
LG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는 9일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사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선발야구는 강팀의 기본 조건이다.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하는 건 모든 팀의 소망이다. 하지만 선발진이 강해도 이길 수 없다는 걸 준플레이오프의 LG가 보여주고 있다.
LG는 포스트시즌에서 케이시 켈리, 타일러 윌슨, 차우찬 등 1~3선발이 엄청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8일 현재 3명의 합산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0.78(23이닝 2실점)에 불과하다.
선발투수가 7~8회까지 등판해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불펜 부하도 덜었다. 이 정도 활약은 ‘S등급이다.
LG를 상대한 팀과는 대조적이다. 3경기 중 상대 팀 선발투수가 5회에 등판하지 못한 게 2번이었다. 선발진 싸움에서는 LG의 압승이었다.
그렇지만 LG는 벼랑 끝에 몰렸다.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키움에 내주며 탈락 위기다. 9일 3차전마저 패할 경우, 2019년 공식 경기는 없다. 준플레이오프 100% 승률이 깨지는 동시에 17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도 무산된다.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한 2015년 이후 엄청난 퍼포먼스를 펼친 3명의 선발투수를 보유하고도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팀은 없었다.
선발야구의 ‘역변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발투수 여러 명을 보유하고도 승리하기가 어렵다. 뒷심이 없다. 경기 후반만 가면 타선은 답답하고 불펜은 삐걱거리고 있다.

LG는 포스트시즌에서 7득점을 올렸으나 5회 이후 득점은 1점뿐이었다. 안타 8개와 4사구 6개를 얻고도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회초 유강남의 홈런이 터진 게 전부였다. 경기 후반 타자가 출루해도 득점에 대한 기대감은 떨어지고 잔루만 쌓일 뿐이다.
불펜도 말썽이다. 불펜이 바통을 넘겨받은 후 삼자범퇴로 이닝을 막은 적이 없다. 선발투수 3명을 제외한 투수의 피안타율은 0.471(17타수 8안타)에 이른다. 홈런도 2개나 허용했다.
불펜 5명 중 깔끔한 투구를 펼친 이는 고졸 신인 정우영(준플레이오프 2차전 ⅔이닝 무실점 홀드)뿐이다. 류중일 LG 감독이 신뢰했던 고우석, 김대현, 진해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준플레이오프 3·4차전을 다 이겨서 다시 고척돔으로 오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한 류 감독이다. 반격의 시작은 선발야구다. 켈리가 9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6⅔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사구 3탈삼진 1실점) 같은 호투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켈리의 호투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선발야구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 1·2차전을 통해 배웠다. 1명이 아니라 모두가 힘을 모아야 이길 수 있다. 키움이 한 수 가르쳐 준 것이다. LG의 학습효과는 있을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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