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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존중한다" NBA 커미셔너, 중국 두둔 비난에 부랴부랴 해명
입력 2019-10-09 05:07  | 수정 2019-10-09 10:14
아담 실버 NBA 커미셔너가 자국 내 비난에 시달리자 이를 해명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세인트 피터스버그) 김재호 특파원
대릴 모리 휴스턴 로켓츠 단장의 '트위터 파문'이 리그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최초 대응에서 중국을 두둔했던 아담 실버 NBA 커미셔너가 비난에 직면하자 부랴부랴 해명 성명을 냈다.
실버는 8일 밤(한국시간) "우리의 첫 성명이 많은 이들을 화나게 하고 혼란스럽게 했다. 우리 NBA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불분명하게 생각하는 거 같아 분명하게 밝히려고 한다"며 장문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모리 단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사진을 올린 것에서 시작된다. 이 사진은 홍콩을 자국의 일부라 생각하는 중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렸고 특히 로켓츠 구단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농구협회와 중국 기업들의 분노를 샀다.
리그 사무국도 처음에는 "중국에 있는 많은 팬들과 친구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 유감스러운 행동"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미국 내부의 반발에 직면했다. 중국 자본에 굴복해 더 큰 가치를 외면했다는 것이 비난의 이유. 미국 프로스포츠 중 가장 진보적인 스포츠임을 자처했던 NBA이기에 비난은 더했다. 'LA타임스'는 "NBA가 무엇이 옳은지를 생각하지 않고 돈을 먼저 생각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실버는 우선 NBA와 중국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NBA는 지난 30년간 중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우리는 농구가 미중 관계를 깊게 만들어줄 인적 교류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두 국가가 서로 다른 정치 시스템과 신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여러 글로벌 브랜드가 그렇듯, 우리도 다른 정치 시스템을 가진 국가에서 우리의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누군가 우리의 동기부여가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다면, 돈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잇다고 생각한다. 평등, 존중, 그리고 표현의 자유는 오랜 시간 NBA를 정의해온 가치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다음에 그는 "우리의 가장 큰 힘은 관점, 배경, 민족성, 성별, 종교의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의 25%가 해외 출신이고 베이징, 홍콩, 상하이, 타이페이 등지에서 사무실이 운영되고 있다"며 '다양성'을 카드로 꺼내들었다. "이러한 다양성을 기반으로, 우리는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있다. 우리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것은 차이를 만드는 스포츠의 힘에 대한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NBA 사무국은 선수, 직원, 혹은 구단주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말하거나 말하지 않는 것에 대해 규정지을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런식으로 운영될 수 없다"며 리그 구성원들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점점 더 분열과 갈등이 심해지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스포츠가 인류 공통의 가치로서 차이를 만들기보다 서로를 화합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믿고 있다"는 말로 성명을 매듭지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화가 난 중국 자본과 미국 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는 성명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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