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건널목 사고 막을 기회 3번 날렸다…'음주근무'까지
입력 2019-10-08 19:30  | 수정 2019-10-10 11:11
【 앵커멘트 】
그젯밤 벌어진 마을버스와 열차의 충돌사고에서 무전이 먹통이었다는 사실, MBN이 단독으로 전해드렸죠.
그런데 사고를 막을 수 있는 3중 안전장치가 있었지만, 모두 작동하지 않은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손하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사고 30초 전 상황입니다.

건널목 차단기가 버스 지붕에 막혀 내려가지 못합니다.

이 경우 건널목을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가 자동 전송돼야 합니다.

▶ 인터뷰(☎) : 철도 관계자
- "차단기가 덜 내려간다든가 하면 고장 표시가 뜨게끔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이 경보는 관제 근무자까지 전달되지 않았고, 열차는 그대로 진입했습니다.


▶ 인터뷰 : 경의선 관제 관계자
- "스스로 알아서 경보가 울려서 출동한 건 없는 것으로…."

다른 안전장치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MBN이 입수한 비상매뉴얼입니다.

비상시, 열차 운행을 강제로 멈출 수 있는 '단락용 동선'과 '비상정지버튼'를 사용하라고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가 난 건널목엔 단락용 동선이 아예 없었고, 비상정지버튼은 있었지만 평소에 익혀두지 않아 사용을 못 했습니다.

▶ 인터뷰(☎) : 철도 건널목 관계자
- "(작동) 확인을 안 해봤지요. 그런 사고가 없었으니까 몰랐는데, 생각을 미처 안 하고…."

마지막 보루인 무전 긴급통보도 무전기가 아예 고장나 시도조차 못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다른 건널목도 사정이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 인터뷰 : 철도 건널목 관계자
- "저 안에는 (무전이) 안 돼요. 잘 안 돼요. 지지직 소리나더라고요."

심지어 근무 중 술을 마시고 건널목을 통제하는 모습까지 포착됩니다.

▶ 인터뷰 : 철도 건널목 관계자
- "왜 술을 먹고 난리야. 차 많이 다니지, 열차 많이 다니지. 저런 식으로 근무 섰다간 큰일나요."

▶ 인터뷰 : 박흥수 /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 "건널목 (자동)경보장치 설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안전시설에 대한 예산 확보를 하고 개량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1천여 곳에 이르는 전국의 철도건널목, 오늘도 시민들은 안전 사각지대를 건너고 있습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김영호 기자, 김영환 VJ
영상편집: 최형찬

'단락용 동선' 및 '비상정지버튼' 설명 시 활용된 자료화면은 보도에 등장하는 건널목들과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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