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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 실종’ 대표팀 투수코치 내팽개치고 한화로 간 정민철 단장
입력 2019-10-08 15:37  | 수정 2019-10-08 17:22
한화이글스가 팀 레전드 출신 정민철 해설위원을 단장으로 선임하며 지속적인 강팀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같은 날 야구국가대표팀은 투수코치를 잃었다. 사진=MK스포츠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한화 이글스가 지속적인 강팀을 향한 첫발로 팀 레전드 출신 단장을 선임했다. 하지만 같은 날 야구 대표팀은 투수코치를 잃었다.
한화는 8일 정민철 단장 선임을 발표하고 중장기적 강팀 도약이라는 구단의 비전을 실현하고 현장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 특히 정 단장이 강팀 재건을 위한 개혁의지가 강하고, 한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선수단과 소통 및 공감능력이 뛰어난 인물”이라는 설명과 함께 배경을 설명했다.
한화는 2016년말 부임한 박종훈 단장의 3년 계약이 만료되자 정 단장을 선임하고, 중장기적인 강팀이라는 목표를 새로 설정했다. 지난해 한용덕 감독 부임 후 정규시즌 3위로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긴 했지만, 올 시즌 들어 다시 9위로 추락했다.
한화에서만 뛰며 통산 161승을 달성한 정민철 단장은 한화에서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 가기 전까지 한화 유니폼만 20년 넘게 입고 있었다. 한화로서는 설명대로 적임자가 단장으로 온 것이다. 더구나 올 시즌 선수단과 프런트, 코칭스태프 간의 소통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을 정 단장이 잘 메워주리라는 기대도 크다. 한화에 애정이 깊은 정 단장으로서도 한화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단장으로 부임하는 시점이 문제다. 정 단장은 해설위원 외에도 김경문 감독이 이끌고 있는 야구 대표팀 투수코치를 맡고 있다. 지난 2일 프리미어12 최종엔트리를 발표한 대표팀은 11일부터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소집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물론 포스트시즌이 한창인 상황이라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선수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한 NC다이노스 소속 대표팀 선수들은 합류가 가능하다. 프리미어12 서울라운드는 11월2일부터 시작이다. 한국은 11월6일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번 프리미어12는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도 걸려있다.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대표팀 투수코치를 맡고 있는 이가 단장으로 옮겼다. 한화 측은 신변정리가 되는대로 출근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대표팀 투수코치는 빠른 시일 내에 관둘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새로운 대표팀 코치 선임과 관련해서는 김경문 감독과 협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대표팀 훈련은 시작을 앞두고 있고, 대회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대표팀 투수코치를 새로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러모로 대표팀 분위기가 어수선하게 됐다.
굳이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단장으로 옮겨야 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감독만큼이나 중요성이 커진 단장이라는 자리가 매력적이라고 하더라도 프리미어12를 마친 뒤, 합류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열리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투수코치의 급작스런 이탈은 다소 무책임해보인다”고 꼬집었다. 박종훈 단장의 계약이 만료되지만, 한화도 정민철 단장 선임을 너무 급하게 진행한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대표팀 투수코치를 내팽개치고 자신이 오래 몸담았던 친정팀 단장으로 옮기는 모양새라는 얘기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화가 명문구단으로 가는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는데, 그럼 대표팀 코치 자리는 무책임하게 관둬도 되는 자리냐”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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