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가 보유한 저축은행 계좌가 8000여개, 금액으로는 178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좌당 평균 현금은 2221만원으로 조사됐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유의동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중 저축은행 79곳에 맡겨진 미성년자 보유계좌는 8039개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것은 미성년자가 보유한 5000만원 이상 계좌와 잔액이 매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 7월 사이에 1000~5000만원 사이의 예적금 계좌는 9254개에서 7771개로 16%가 감소했다. 총 잔액도 같은 기간 1945억원에서 1638억원으로 300억원 가량 줄었다. 반면 5000만원 이상의 미성년자 계좌는 233개에서 260개로 11.6% 증가했다. 총 잔액 또한 123억원에서 147억원으로 24억원 가량 늘었다.
저축은행 예적금 미성년 최고부자는 만 18세로 국제저축은행에 2억6400만원을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 10세 아동도 2억6000만원으로 조흥저축은행에 예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예금자보호법상 보호받을 수 있는 예금한도가 5000만원이기 때문에, 여러 곳의 저축은행에 분산해서 예치한 사람들을 감안하면 실제로 미성년자가 보유한 고액 예금은 더욱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의동 의원은 "정부는 저축은행에 예금을 보유한 미성년 부자들이 미성년자 증여면제구간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