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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연대할 때 행복"…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진심[BIFF]
입력 2019-10-05 16:2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부산)=양소영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중요한 건, 영화를 통해 가치관을 공유하고 연대하며 행복을 느끼는 것이었다.
5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점 9층 문화홀에서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양준 집행위원장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참석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부산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The Asian Filmmaker of the year)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가장 출중한 업적을 남긴 아시아 영화인 및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그는 올해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을 받았을 때 한국 영화 100주년이라는 경사스러운 해에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서 기쁘고 부산영화제는 감독으로 데뷔한 이후부터 줄곧 같은 세월을 걸어온 영화제다. 고난을 극복하며 함께 걸어온 발전해온 영화제라 부산영화제에서 상을 받게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18 칸영화제에서 ‘어느 가족(2018)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명실공히 세계적인 거장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아무도 모른다(2004),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어느 가족 등 작품마다 ‘가족을 소재로, 시대를 꿰뚫는 통찰력을 보여주며 언론 평단과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으로 일본을 벗어나서 만든 가족영화다. 프랑스 영화의 살아있는 전설 카트린 드뇌브와 줄리엣 비노쉬가 어머니와 딸로 만나 강렬한 충돌을 그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에 대해 가족드라마로 의도했다기보다 연기란 무엇인가를 질문에서부터 시작한 영화다.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것이 처음 시작부터 있었고 여배우를 중심으로 놓고 묘사를 했을 때, 여배우가 되지 않았던 존재와 젊어서 세상을 떠나게 된 라이벌이라는 존재, 두 여성을 등장시킴으로써 세 인물 가운데 한 명이라는 축으로 영화를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여배우의 매력을 다면적으로, 생생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영화 속에는 다양한 어머니와 딸의 모습이 등장한다. 때로는 상황이나 입장이 역전되고, 연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연기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 라이벌이 등장하기도 한다. 정원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딸의 목소리로 착각한다. 다양한 장소에서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묘사하고자 한 게 콘셉트였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에펠탑이나, 개선문 대신 프랑스 사람들의 일상적인 풍경을 담고자 했다고 털어놨다. 프랑스 배우들과는 손편지로 소통하기도 했다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글을 남기고 흔적으로 남을 수 있도록 배우들에게 전달했다. 일본에서도 평소 하지만, 외국에서 촬영하는 만큼 손편지 분량을 늘려서 의사소통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최근 한일 관계로 인해 일본 영화인들이 영화제 참석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몇년 전, 부산영화제가 정치적 압력을 받고 개최가 어려운 시기에 전 세계 영화인들이 부산영화제에 대한 지지 목소리를 냈다. 저도 미력하게나마 목소리를 내었고,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어려운 시기를 거쳐서 극복해서 부산영화제가 이어져 왔다. 그렇기에 저도 이 자리에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부산영화제가 대응을 잘했고, 아주 잘 견뎌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정치적인 문제나 여러 가지 고난을 겪었을 때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이 연대하면서 이런 형태의 연대가 가능하다는 걸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오늘 이 자리에 왔다. 이 자리엔 영화의 힘을 믿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저널리스트 등이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제가 영화를 왜 만들고있는 가는 어려운 질문이다. 일본 밖으로는 프랑스 스태프, 프랑스 배우, 미국 스태프들과 영화를 만들고 뛰어난 영화제에 오게 됐다. 영화의 현장들에게 만나게 되는 영화인들과 교류를 통해 평소 어떤 눈에 보여지는 것들, 제가 소속되어 있는 국가나 공동체보다 훨씬 크고 풍부한 영화라는 큰 공동체 안에 있다는 걸 실감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셔널리즘과는 무관한 지점에 있는 서로가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영화를 통해 이어지고 연대할 수 있는 경지를 느꼈을 때 행복하다. 그런 시간을 거쳐오면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 방법으로 앞으로도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24회 부산영화제는 12일까지 해운대 일대에서 개최된다.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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