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근린공원에 개도살장?
입력 2008-12-07 15:17  | 수정 2008-12-07 15:17
【 앵커멘트 】
울산의 한 근린공원에서 불법 사육과 도축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이 같은 일이 이어지다 보니 인근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관할 구청은 그동안 뒷짐만 지고 있었습니다.
울산중앙방송 박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무리의 흑염소떼가 모여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흑염소떼 사이로 고양이와 오리떼, 닭의 모습도 보입니다.

동물들이 먹고 있던 것은 누군가 퍼다 나른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폭탄을 맞은 듯 건축물의 잔해가 흩어져 있는 뒤편으로는 수십마리의 개가 철장 안에 갇혀 있습니다.

잔해들 사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들의 뼈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 스탠딩 : 박성훈 / 울산중앙방송 기자
- "개들이 갇혀 있는 우리의 바로 곁에는 도축된 동물들을 처리하는 시설까지 설치돼 있습니다."

축사 주변으로는 먹잇감을 기다리는 수백마리의 까마귀 떼가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흡사 동물들의 지옥 같은 이곳은 놀랍게도 근린공원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10년 넘게 이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지역 주민
- "주인하고 만나서 사정을 했어요. 닭 사료로 줘라. 잔반 대신사료를 주면서 키우면 되지 않냐. 수지가 안 맞아서 안 된다 하는데요, 괴로워요."

근린공원 지역에서 불법 사육장이 이렇게 커질 수 있었던 데에는 행정의 무관심도 한 몫 했습니다.

관할 구청은 최근에 들어서야 조치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원상회복 명령을 내리고 중부경찰서에 고발까지 했습니다. (언제쯤입니까?) 올해 더울 때로 생각되는데요."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쓰여야할 근린공원이 불법 사육장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행정도 책임을 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JCN뉴스 박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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